한화, 2.7억달러 규모 LSM 수주 성과… 추가 3척 옵션도
의회 설득 위해 현지 투자 필요… HD현대, 거점 확보 추진

대외환경의 불확실성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다시 속도를 낸다. 국내 조선사들도 미국 현지 직접투자를 앞세워 특수선 시장진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미 해군과 해사청이 발주하는 군수지원함 등의 발주동향과 입찰조건을 살피며 수주기회를 찾고 있다. HD현대와 미국 조선소 설립을 추진 중인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키윗은 최근 미 해군의 LSM(중형상륙함) 건조사업 설명회에 참석해 사업참여 가능성과 경제성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마스가 추진 약 1년3개월 만에 미국 현지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군함건조 시장에서 첫 수주성과를 거뒀다. 한화디펜스USA가 VCM(선박건조관리자)인 토트서비스로부터 LSM 1척을 2억6900만달러에 수주했다. 추가 3척에 대한 옵션도 담았고 내년 4분기쯤 착공해 2030년 인도할 예정이다.
LSM은 네덜란드 다멘그룹의 LST-100 설계를 기반으로 한 '맥클렁급' 함정이다. 장기적으로 18~35척이 건조될 전망이다. 미 해군은 초기 8척 중 초도함을 미국 볼린저 조선소에, 선행 자재와 후속 4척을 핀칸티에리에 맡겼다. 한화는 나머지 경쟁 물량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FCL(시설보안인증) 취득 전 VCM 방식으로 군함시장 진입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FCL 취득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시장진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화는 후속수주에 대비해 필리조선소 투자확대에 나섰다. 4·5번 도크의 크레인 인양능력을 높이고 블록 조립구역 확대와 자동화 용접설비 도입을 추진한다. △컨테이너선 3척 △MR(석유제품운반선)탱커 10척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2척 △MRIV(해저암반설치선) 2척과 LSM 등을 건조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이다.
HD현대도 지난 7월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키윗과 최근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며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신규 조선소는 내년에 착공해 2029년 가동이 목표다. 초기에는 선박용 블록과 대형 구조물을 제작, 헌팅턴잉걸스 등 미국 주요 조선소에 공급하고 이후 완성 선박건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 해군·해사청의 군수지원함을 우선 공략한 뒤 전투함 건조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그간 미국 현지투자에 신중했던 HD현대가 방향을 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8월 대통령 각서 서명을 꼽는다. 해당 각서는 해외 조선소 활용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초기에 함정을 해외에서 건조한 뒤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게 골자다. 중장기적으로 미 군함건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면 현지 생산능력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미 의회는 자국 조선업 보호와 일자리 유출 등을 이유로 해외 군함건조 확대를 꺼리는 분위기다. 군함의 해외건조를 원칙적으로 제한한 번스·톨레프슨법 등 법적 장벽도 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