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첫 수출전문 '녹산공장'
품목교체 시간도 75% 단축
3개라인서 연간 5억개 생산
연 수출공급 능력 12억개로
2030년 매출 7.3조원 목표
지난 5일 찾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서 아파트 11층 높이의 크고 높다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달 29일부터 가동한 농심의 첫 수출 전문공장인 녹산공장이다.
이곳에서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의 제조공정을 볼 수 있었다. 밀가루와 배합수를 섞은 반죽이 롤러를 거쳐 얇은 면대로 펴지는 모습이 보였다. 약 105도의 고온 스팀으로 쪄진 면발은 1인분씩 잘려 동그란 틀에 담겼다. 기름에 튀긴 후 식힌 면은 스프와 함께 빠르게 포장됐다.
녹산공장은 연면적 4만8178㎡(약 1만4574평) 규모로 봉지면 2개와 용기면 1개 총 3개 생산라인을 갖췄다. 원료투입부터 포장까지 이어지는 라인의 길이는 180m며 원료가 완제품이 되기까지는 약 20분이 걸린다. 생산력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봉지면 라인은 1분당 600개, 용기면 라인은 1분당 500개를 생산하며 하루 최대 생산량은 178만개다. 전윤열 녹산공장장은 "구미공장 고속라인은 1분당 500개 기준인데 이곳은 600개로 20% 많다"고 설명했다.

녹산공장 3개 라인에서 연간 5억개의 라면을 만든다. 기존 부산·구미공장의 수출물량(연 7억개)을 더하면 농심의 국내 수출 공급능력은 연 12억개로 늘어난다. 미국·중국 현지공장과 내수용 생산량을 합친 총생산능력은 연간 62억개다.
다품종 대응력과 AI(인공지능) 기반 자동화도 강점이다. 수출국이 바뀌면 레시피와 면 굵기, 포장지, 소비기한 표기, 박스까지 모두 교체해야 한다. 기존 공장에서 2시간 내외로 걸리던 이 작업은 녹산에선 30분이면 끝난다. 버튼 한 번 누르면 포장지부터 설비부품을 한 번에 바꿀 수 있게 한 덕분이다.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해 작업지시가 내려오면 PMS(생산관리시스템)와 연동돼 설비가 자동으로 세팅되는 구조다. AI 진동센서는 고장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AMR(자율주행로봇)는 포장재 등 자재를 실어 나른다. 포장불량이나 소비기한 오기는 AI 딥러닝 검사 시스템이 걸러낸다.
농심이 녹산공장을 지은 것은 매년 늘어나는 글로벌 시장의 'K라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중국 물량은 현지공장에서 생산하지만 이외 물량은 국내에서 만들어 보내야 한다. 녹산공장에서 생산한 라면은 일본, 호주, 대만, 인도 순으로 많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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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녹산공장을 발판으로 2030년 매출 7조3000억원, 해외 매출비중 6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비중은 40.2%다. 간판 제품인 신라면은 이미 상반기에 매출 9134억원 중 71%(6513억원)를 해외에서 거뒀다. 농심은 빠르면 내년 1분기 중 신라면 브랜드의 새로운 볶음 타입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조용철 대표는 "녹산 수출 전문공장은 농심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심장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