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째 구미라면축제 개막…구미 역전로 '세계 최장' 475m 라면 로드 변신
지역 상인 30명·초청 셰프 3팀이 33종 메뉴…첫 1만원대 '프리미엄 라면'도

"역시 라면은 다 맛있네요."
지난 6일 경북 구미역 앞 구미라면축제. 이곳에서 아내와 라면 세 그릇을 나눠 먹던 엄모씨(32)는 가장 맛있는 메뉴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답했다. 테이블엔 축제 특화 메뉴인 구미짚불삼겹살라면, 바지락전복라면, 언더더씨감바스짜파게티가 놓여 있었다. 구미에서 자영업을 하는 엄씨 부부는 일을 일찍 마치고 축제장을 찾았다. 엄씨는 "어떤 토핑을 넣느냐에 따라 맛은 달라지지만 뭘 넣어도 다 맛있는 게 라면의 매력"이라며 "그래도 바지락이 풍성하게 들어간 바지락전복라면이 제일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2026 구미라면축제'는 8일까지 사흘간 구미역 일원과 원평동 원도심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째로, 구미역 앞 역전로 475m 구간의 차량을 막고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스트리트'로 꾸몄다. 방문객은 2024년 17만명에서 지난해 35만명으로 늘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해마다 관람객이 두 배씩 늘고 있다"며 "올해는 날씨도 좋아 40만명 이상 오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이에 맞춰 취식 공간도 지난해 2400석에서 올해 2700석으로 늘렸다.
해외로도 판을 넓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의 지원을 받아 연 '글로벌 라면 챌린지'에는 80개국에서 1263명이 레시피 영상을 보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예선과 본선을 13명이 7일 결선 무대에 오른다. 축제장에서도 외국인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인근에서 함께 한국어 수업을 듣는 외국인 학생들이 무리 지어 점심을 먹는 모습도 보였다. 네덜란드에서 온 엠버(26)는 "평소에도 매콤한 음식을 좋아해 축제에 오기 전부터 한국 라면을 즐겨 먹었다"고 말했다.

평일 낮인데도 축제장은 10대부터 어르신까지 여러 연령대의 방문객으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쯤 대기가 가장 많이 몰린 메뉴는 '감태와 명란 삼겹크림라면'으로, 전광판에 표시된 대기 인원만 56명이었다. 구미 토박이 직장인 장모씨(32)는 '리코리신탄탄면'을 먹고 있었다. 장씨는 "지난해에는 마지막 날 잠깐 왔더니 음식이 다 떨어져서 못 먹었다"며 "이번엔 혼자라도 와서 먹자는 생각에 점심시간에 잠깐 나왔는데 맛있다"고 말했다.
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상인들의 기대도 커졌다. '순대와 차슈가 만난다면'을 내놓은 통큰돼지국밥의 우정우 사장(51)은 지난해 훈제생크림파스타로 참가해 축제 기간 3000그릇을 팔았다. 올해는 차슈를 얹고 대파와 부추를 넣은 국물라면으로 레시피를 바꿨다. 우 사장은 올해 4500그릇 정도가 팔릴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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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축제에서는 '프리미엄' 컨셉의 라면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지역 상인 30명에 초청 셰프 3팀이 더해져 메뉴 33종을 선보이는데 축제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이 넘는 메뉴가 등장했다. 기장갈매기의 오광진 사장(66)이 내놓은 '송이능이 산중라면'은 한 그릇에 1만2000원이다. 오 사장은 "최근 재선충 등의 영향으로 송이·능이 가격이 3~4배 올라 원가로 따지면 4만5000원짜리"라며 "송이는 모든 조미료의 원재료 격인데, 송이·능이와 K푸드의 대표인 라면이 만나면 얼마나 맛있는지 보여주고 싶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축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갓 튀긴 라면' 판매 코너였다. 줄이 축제장 전체를 반 바퀴 둘러쌀 정도였다. 구미 토박이 박모씨(67)는 "갓 튀긴 라면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사러 왔다"고 했다. 농심(407,500원 ▼1,500 -0.37%)은 구미공장에서 갓 튀긴 신라면, 신라면 툼바,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를 현장으로 바로 실어 온다. 올해는 구미 농민들이 재배한 우리밀 '구미밀가리'를 100% 사용해 얼큰한 소고기 국물 맛을 낸 축제 한정판 '구미라면축제면'도 더했다.
구미시는 축제 기간 전후에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도심에 '구미라면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능가하는 글로벌 지역 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