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든 남성" 단번에 알아챘다...2분 만에 '대머리 할아버지' 체포한 경찰

"칼 든 남성" 단번에 알아챘다...2분 만에 '대머리 할아버지' 체포한 경찰

의정부(경기)=민수정 기자
입력 2026.11.08 05:01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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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김정훈 경기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 경위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61만건(2025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지난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에서 만난 김정훈 순찰2팀 경위가 포즈를 하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지난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에서 만난 김정훈 순찰2팀 경위가 포즈를 하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칼 든 남성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지난달 9일 밤 경기 의정부시 행복로. 한글날 연휴를 맞아 가족과 연인, 친구들로 북적이던 거리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거리를 휘젓자 놀란 시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면서다.

경찰에는 "나시를 입은 남성이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112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경찰은 최고 수준의 긴급 출동 지령인 '코드제로'를 발령하고 경찰관 2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 소속 김정훈 순찰2팀 경위도 방검복을 입고 출동했다.

김 경위는 현장으로 향하던 중 신고자와 통화하면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직감했다. 평소 '대머리 할아버지'로 불리며 공터에서 노숙하던 60대 남성 A씨였다. 술에 취해 시비나 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잦아 경찰에도 익숙한 인물이었다. A씨가 자주 머무는 장소를 알고 있던 김 경위는 출동 2분 만에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체포 당시에는 "칼을 버렸다"고 주장했지만 인근 노숙 장소에서 흉기가 발견됐다. 성인 손 한 뼘보다 길이가 긴 주방용 식칼이었다. A씨는 최근 구속 송치됐다.

김 경위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가 흉기를 들고 있지는 않았다"면서도 "주변 CCTV(폐쇄회로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소리를 지르며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흉기 난동 등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단호한 물리력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동료 경찰관들을 위해 4가지 상황별 물리력 대응 훈련자료를 직접 제작해 경찰 내부망에 게시했다.

그는 "가정 내 사건은 경찰이 개입하면 가해자가 흥분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방에 있던 식기가 순식간에 흉기로 돌변할 수도 있어 상황에 맞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1년간 128명 검거…"솔선수범 선배 경찰 되고파"

김정훈 경위가 직접 기획한 '물리력 대응' 훈련 자료 내용 중 일부./사진=본인 제공.
김정훈 경위가 직접 기획한 '물리력 대응' 훈련 자료 내용 중 일부./사진=본인 제공.

김 경위는 경찰 생활 18년 차 베테랑이다. 경기북부경찰청 관내에서 10년 넘게 형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3월 신곡지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흉기난동 사건을 해결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는 등 수상경험도 10차례가 넘는다. 소속된 순찰2팀은 올해 상반기 경기북부경찰청 순찰 마일리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검거한 범인만 128명이다. 이 가운데 7명은 구속됐다. 지난 6월에는 배달용 오토바이 2대를 훔쳐 달아난 고등학생 4명을 의정부의 한 모텔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한밤중 택시를 타고 남양주 다산신도시로 이동해 주차된 오토바이 가운데 시동을 걸 수 있는 차량을 골라 훔쳤다. 배달 기사들이 예비 열쇠를 오토바이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노린 범행이었다.

김 경위는 "인근 경찰서에서 공조 요청을 받은 지 약 1시간 만에 학생들을 검거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오토바이를 훔친 것뿐 아니라 무면허 운전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경위가 근무하는 신곡지구대는 주말이면 하루 100건 가까운 신고가 접수된다. 인근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많고, 술에 취한 시민들이 시비에 휘말리는 일도 잦다. 주택가가 밀집해 관계성 범죄 신고가 들어오거나 인근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의 다툼을 처리하는 경우도 적잖다.

치안 수요가 높은 지역인 만큼 김 경위는 신속한 초동 조치와 객관적인 증거 확보를 강조한다. 사건 당사자 한쪽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 남은 증거와 목격자 진술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10년 넘는 형사 생활에서 쌓은 경험도 지역경찰 업무에 도움이 되고 있다.

김 경위는 "지역 경찰이든 형사든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며 "형사 시절 사건 당사자들과 빠르게 친밀감을 형성했던 경험이 주취자 등을 상대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사건과 쉬운 사건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업무를 솔선수범해 해결하는 선배 경찰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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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민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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