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식당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온통 AI(인공지능) 얘기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테니 속도를 늦추자는 말과 안 쓰면 도태된다는 '포모'(FOMO·두려움)가 뒤섞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AI가 '풍요의 시대'와 '보편적 고소득'을 가져올 것이라며 "일자리는 늘 바뀌었다"고 말했다.
판이 바뀔 때마다 기술을 발명한 사람만 과실을 독차지한 것은 아니다. 1859년 유정을 뚫어 석유 붐을 연 사람은 에드윈 드레이크였지만 큰돈은 4년 뒤 정유사업에 뛰어든 존 D 록펠러가 벌었다. 록펠러는 1880년 무렵 미국 정유능력의 90% 가까이 장악했다.
스마트폰 시대도 비슷했다.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 배달의민족 전 대표는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반년 만에 음식점 전단지를 앱으로 옮겼다. 9년 뒤 운영사는 4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07년 유튜브의 첫 수익배분 대상이 된 코미디듀오 스모시는 2015년에만 850만달러를 벌었다. 이들이 기술을 만들진 않았다. 먼저 쓸모를 알아보고 올라타 정보와 경험의 격차에서 생긴 몫을 가져갔다.
AI는 지금 그 판이 바뀌는 초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한국 생산연령인구의 40.6%가 생성형 AI를 썼다. 반면 희소기술과 AI 역량을 함께 갖춘 '선도인력'은 한국 직장인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9월 PwC 조사). 81%가 AI학습이 더딘 집단이다. 대다수가 출발선 근처에 있다.
시작은 따로 배울 것도 없을 만큼 쉽다. 연초 IT(정보기술)부서에 왔을 때만 해도 '클라우드'란 말에 맥주부터 떠올렸다. 월 20달러짜리 AI도구로 '바이브코딩'을 시작했다. 코드 한 줄 쓰지 않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말로 설명했다. 이제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지난해 경제학술지 QJE에는 AI를 쓴 입사 2개월차 상담원이 AI 없이 6개월 넘게 일한 직원과 비슷한 성과를 낸 사례가 실렸다. 숙련도가 낮을수록 효과가 컸다. 개발이나 코딩 전문지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취재하며 만난 'AI 고수' 중에도 '정통 문과' 출신 변호사·마케터·회계사가 많았다.
AI는 아직 서툴고 자주 틀린다. 하지만 개선속도가 빠르다. 지난달에만 앤트로픽·오픈AI·구글이 잇따라 새 모델을 내놨다. 이 초입이 오래가리란 보장은 없다. 올라타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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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다. 질문과 답변이 몇 번 오가는 수준으론 부족하다. 계속 시험해야 한다. AI와 대화하다 보면 답이 나온다. 먼저 제대로 쓰면 AI 시대의 과실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