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공략나선 中, K배터리 갈 길은[차이나는 중국]

ESS 공략나선 中, K배터리 갈 길은[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논설위원
2026.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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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CATL 독일 튀링겐 공장/사진=블룸버그
CATL 독일 튀링겐 공장/사진=블룸버그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주가가 반토막났다. 지난 5월초 사상 최고치인 467.35위안을 찍은 후 겨우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CATL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6% 증가한 1652억위안(약 33조원)에 달했지만, 순이익은 14.5% 늘어난 212억5000만위안(약 4조2500억원)에 그쳤다. 순이익 증가율은 7개 분기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41.2%)에 크게 못 미쳤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배터리 산업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말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신형배터리 산업 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처음으로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번 계획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2030년으로 제시한 것도 눈에 띄지만, 더 중요한 건 배터리 산업 구조조정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급과잉과 네이쥐안(內卷·제살 깎아먹기식 소모전)을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중국 배터리 생산추이/그래픽=김현정
중국 배터리 생산추이/그래픽=김현정

작년 중국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량은 1755GWh(기가와트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의 약 80%를 차지했다. 2021년만 해도 불과 220GWh에 그쳤던 생산량은 4년 만에 8배로 불었다.

올해는 1~9월에만 배터리 생산량이 1833GWh에 달한다. 전년 대비 63.4%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생산능력·가동률을 전수조사한 후, 지난 5월부터 배터리 생산시설에 대한 신규 승인을 중단했다. 출혈경쟁을 우려한 탓이다.

지난 4월부터 배터리에 대한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율도 9%에서 6%로 낮췄다. 내년부터는 아예 환급을 취소한다. 오는 9월부터는 2015년부터 면제해온 배터리 소비세도 징수한다. 중국 정부가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보조금 등 세제 혜택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있는 것이다. CATL 주가가 반토막 난 것도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영향이 크다.

CATL는 현재 약 25%인 ESS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려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과잉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개척 중인 ESS 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ESS 출하량은 461GWh로 전년 동기(269GWh) 대비 71% 늘었다.

생산능력 목표를 금액으로 따지면 3조위안(약 600조원)에 이를 만큼 중국은 ESS 공장 건설 붐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ESS 생산량은 약 400GWh로 전년 대비 2배 수준이다. 올 연말까지는 12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ESS 수출 계약량 추이/그래픽=김현정
중국 배터리 기업의 ESS 수출 계약량 추이/그래픽=김현정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낮은 가격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한중간 ESS 수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ESS 수출계약 물량은 작년 366GWh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298GWh에 달했다.

중국은 유럽산 제품을 우대하는 유럽연합(EU) 산업가속화법(IAA) 등의 영향으로 해외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CATL은 독일 튀링겐, 헝가리 데브레첸, 스페인 사라고사에 공장을 건설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튀링겐 공장은 2022년 말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미 2024년 흑자로 돌아섰다. 연간 생산능력은 14GWh다. 데브레첸 공장은 올해 9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생산능력 100GWh로 CATL의 최대 해외 생산기지다. 헝가리는 삼성SDI와 SK온도 배터리 공장을 지은 곳이다. 이들과 동반진출한 에코프로비엠이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에 양극재 공급을 추진하는 등 수혜를 입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업체의 원가 경쟁력에 대응해 제품·서비스 차별화를 해야 하는 힘겨운 승부를 맞이하게 됐다. 게다가 ESS는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만들어진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같은 정책보호막에 기대기 보다는 하루빨리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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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논설위원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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