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 안된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시세조종, 부정거래 같은 중대금융범죄 수사망에 구멍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온 검찰의 수사권이 사라진 후 법조항 미비로 경찰이 해당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이다. 검찰의 후신격인 중대범죄수사청은 인력과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신속한 단죄와 범죄수익 환수와는 한층 멀어지게 됐다.
새로운 수사체계 도입 이후 자본시장법은 증권선물위원회의 불공정거래행위 통보 대상을 중대범죄수사청장(과거에는 검찰총장)으로 제한했다. 증권·금융범죄를 포함한 수사의 상당부분을 맡는 경찰은 당국의 분석 자료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인지수사를 하더라도 별도의 압수수색을 거쳐야 돼 영장 준비와 발부, 집행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 기존에 서울남부지검 산하에 있으면서 검찰·금융감독원·국세청 등이 함께 모여 수사하는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가 검찰 해체와 함께 사라진 것도 문제다. 동부지검의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역시 사라졌다.
이들 부서는 수사 착수 단계부터 법리 검토와 영장 청구, 기소 등 전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협력 속에 복잡한 금융구조 속 중대 범죄를 기민하게 추적하며 성과를 냈다. 검찰 해체이후 중수청과 지방중수청 산하 합동수사과에서 새로 인력을 파견받아 수사기능을 이어간다지만 관련 노하우는 상당부분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인력 배치와 운영을 전담해야 할 중수청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사이버수사와 디지털 압수수색 관련 조직은 책임자마저 공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금융 범죄가 제대로 조사되고 처벌되는지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엄정 수사를 수차례 주문했다. 하지만 형사사법 체계의 오작동으로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할 조직은 공회전 상태고 불안한 증시와 글로벌 상황까지 겹치면서 시장 신뢰가 무너질 우려마저 커진다. 미흡한 준비로 헛점이 발견된 관련 법률을 빠짐없이 고치고 전문성을 갖춘 금융·증권범죄 전담 수사 기구는 소관 부서에 얽매이지 말고 복원시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수사 역량을 약화시키는 개혁은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하는 개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