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AI 규제보다 더 큰 문제는 과잉투자

[광화문]AI 규제보다 더 큰 문제는 과잉투자

권성희 기자
입력 2026.11.05 14:41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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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압승에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
-천문학적 투자에 비용·차입도 급증
-수익성 입증 못하면 구조조정 불가피

2026년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 당일, 미국 캔자스주 리번워스 카운티 들판에 세워진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팻말 /로이터=뉴스1
2026년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 당일, 미국 캔자스주 리번워스 카운티 들판에 세워진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팻말 /로이터=뉴스1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10개 주 38개 지방자치단체에선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해 총 41건의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40건에서 건설 반대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했던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주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나 규제 강화를 공약한 민주당 후보들이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지역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규제 강화로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AI 산업은 규제 이전에 이미 천문학적인 투자와 이를 위한 차입 확대,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 비용 상승, 더딘 수익화 등으로 현재의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조차 AI 인프라 투자로 현금흐름에 압박을 받고 있다. 로이터가 LSEG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자본지출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5340억달러 늘어나는 반면 영업현금흐름은 약 3400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자본지출 증가액이 영업현금흐름 증가액의 1.57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벌어들이는 돈으로 투자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니 차입도 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은 하이퍼스케일러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24년 170억달러에서 올해는 2790억달러로 16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하이퍼스케일러가 특수목적법인(SPV)이나 합작법인을 세워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면서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장부 외 부채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네오클라우드인 코어위브는 올 2분기 매출액이 25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으나 같은 기간 순이자비용은 6억4000만달러로 140%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투자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일반 D램 계약가격은 올 1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93~98% 오른 뒤 4분기까지 매 분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낸드플래시 계약가격 역시 올해 내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의 오름세가 예상된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장비를 제외한 데이터센터 건설비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비는 2020년 메가와트(MW)당 770만달러에서 2025년에는 1070만달러로 연평균 7%씩 늘어났고 올해는 1130만달러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확보도 병목으로 떠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에는 950TWh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같은 전력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하기 어려워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도 가동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AI 도입의 실질적인 수익 효과도 아직은 모호하다. 맥킨지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AI가 개인의 업무 생산성을 높였다는 응답은 80%였다. 반면 기업의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AI 도입이 확산됐음에도 기업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중간선거를 기회로 AI 규제가 강화되면 AI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속도전을 벌이며 경쟁적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들을 재검토하며 과열된 투자를 걸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들은 타격을 입겠지만 이는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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