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총파업이 올해도 예고됐다. 학교 비정규직 노사는 10년 넘게 집단 임금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협상이 해마다 진통을 겪으면서 총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전국 공통으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면서도 실제 인건비는 각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는 교섭 구조와 한 번 인상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인건비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매년 같은 갈등이 되풀이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모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오는 27일 전국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2일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진행한 임금교섭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당시 노조 측은 기본급 약 4.9%(월 10만5000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용자 측은 2.3%(월 4만93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합의된 2026년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인상률은 공무원 인상률보다 0.5%포인트(P) 높은 4%였다.
임금교섭 결렬로 급식과 돌봄을 중단하는 전국 단위 총파업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22년부터 최근 4개년 동안에도 한 해도 빠짐없이 전국적으로 총파업이 이뤄졌다. 최근 4개년 총파업 참여 규모는 연 2만1470~2만6292명으로, 매년 3000개 넘는 학교가 급식 정상운영을 멈췄다. 총파업이 진행되면 학교는 빵·우유 등 간편식으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안내한다.
학교 비정규직 임금교섭이 매번 난항을 겪는 배경에는 전국 단위로 임금을 정하면서도 비용 부담은 각 시도교육청이 맡는 구조가 있다.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공동 사용자로 교섭에 참여해 임금 인상률 등을 전국 공통으로 마련하고 있는데, 실제 인건비는 각 교육청 예산에서 지출된다. 교육청마다 학생 수와 재정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전국 단위의 동일한 처우 개선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인상 폭을 둘러싼 이견이 반복되고 있다.
임금 상승률을 두고 노조와 사용자 측의 입장 차도 크다. 시도교육청 입장에서는 교육공무직 인건비가 대표적인 '경직성 경비'라는 점이 부담이다. 교육공무직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임금이 한 번 인상되면 해당 연도에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매년 같은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 기본급 인상은 명절 휴가비와 퇴직금 산정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실제 재정 부담은 인상분 이상으로 크다. 사측으로서는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재정 여건이 변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인건비를 줄이기 어려운 만큼 임금 인상 폭을 신중하게 볼 수밖에 없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의 본예산 기준 교육공무직 인건비는 2025년 7428억원에서 올해 8410억원으로 1년 새 13.2% 늘었다. 내년도 본예산에도 교육공무직 인건비는 전년보다 약 835억원 오른 9245억원으로 편성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인건비가 상당히 많이 증액됐지만 임금 인상분은 아직 반영조차 하지 못했다"며 "추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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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과 돌봄 업무는 파업 시 대체가 쉽지 않은 분야라는 점도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학교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파업으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외부 대체인력 투입이 제한된다. 급식실 조리 업무는 위생·안전 관리가 필요한 데다 단기간에 업무 숙련도를 확보하기 어렵고 돌봄 역시 학생 안전 관리가 필요한 업무여서 대체가 쉽지 않다.
교육부는 전국 단위 집단 임금교섭이 지역별 처우 격차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시도교육청의 입장과 여건을 하나로 만들어 사용자 안을 마련해야 하는 구조여서 매년 교섭 과정이 길어지고 파업으로까지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내년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으로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사용자 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