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풀어달라" 다음날 노동계는 "묶어달라"…국회, 반도체 52시간 딜레마

재계 "풀어달라" 다음날 노동계는 "묶어달라"…국회, 반도체 52시간 딜레마

우경희 기자
2026.09.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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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민석 與 대표에 "52시간 예외 시도 철회"
전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조정식 국회의장 만나 적용 예외 공식 요청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9.1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9.10.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한국노총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반도체 클러스터(메가특구) 조성 과정에서 노동권 배제 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재계가 메가특구 내 52시간 적용 예외를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한 터라 정치권 조정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김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등 지도부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외부 시민사회단체를 공식 방문한건 이번 한국노총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를 만나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산업정책에 노동계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서 노동권이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김 위원장은 "메가특구든 공공기관 통합 및 지방 이전이든 대한민국 미래와 산업 경쟁력을 위한 정부여당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노동의 가치와 권리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65세 법정 정년 연장 △메가특구법 노동권 배제 시도 철회 △공무원·교원 정치적 기본권 보장 △근로시간면제제도 개편 △노동쟁의 대상 관련 시행지침 폐기 △공공부문에서의 실질적 노동교섭 보장 등 요구안을 자료로 만들어 여당에 전달했다.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들이 대부분이지만 메가특구법 노동권 배제 시도를 명문화한 게 눈길을 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등 재계 대표단이 전날 국회를 찾아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직접 메가특구 내 52시간 예외 적용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적용 제외는 재계 숙원이다. 노동계 반대 속에 메가특구 지원법 격인 반도체특별법 논의 막판 결국 법안에서는 빠졌다. 노동계는 노동시간 안전장치에 예외를 두면 그 예외가 결국 일반화할 거라 맞서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메가특구 조성안을 구체화하면서 주52시간 적용 예외에 대해서도 일단 논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기본적 검토가 이뤄지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조정식(왼쪽) 국회의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경제대도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사진=조현호
공동위원장을 맡은 조정식(왼쪽) 국회의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경제대도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사진=조현호

이 가운데 같은 사안을 두고 전날 재계가 국회의장에게, 다음날 노동계가 여당 대표에게 각기 다른 의견을 냈다. 정치권이 양 측의 목소리 청취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지만 결론까지는 상당한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향후 경제 노동 입법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와 노동계, 정치권 간 삼각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도 있다.

정년연장도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은 문제다. 국회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특위 내 이견이 크다. 김 위원장은 "정년연장은 이미 여러 차례 약속했고 이미 늦어진 문제이니 약속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도 노동계와의 사전 협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좋은 일이니 따라오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제안하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며, 메가특구나 공공기관 이전도 최대한 노동계와 적정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합의가 거창하고 실행은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행할 수 있는 합의를 확실하게 하고, 합의를 했으면 조속히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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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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