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2021~2024년 연평균 세수 추계오차 51조5000억 원
"기업이익 하락·세법 개정효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정부의 대규모 세수 예측 실패가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부실한 추계모형에서 비롯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세수결손을 메우는 과정에서 국회 통제를 우회해 기금 재원을 활용하고 지방교부세 지급을 줄여 미래 재정 부담과 민생사업 차질을 초래한 사실도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됐으며 통보 9건 및 주의 2건이 조치됐다.
기업이익 하락·세법 개정 놓쳤다…현실과 어긋난 세수 계산
감사원에 따르면 2021~2024년 연평균 세수 추계오차는 51조5000억원으로 세목별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에서 각각 21조7000억원과 11조9000억원의 대규모 추계오차가 발생했다. 두 세목의 오차 중 '경기변동예측 오차'는 19%에 그쳤고 나머지 81%는 '추계모형 오차'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옛 기획재정부가 2023년 법인세 추계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경제여건 변화로 기업이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컸는데도 세전순이익률에 과거 평균치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2024년 추계에서는 기업이 해외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세법개정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당시 기재부가 2023년 71조원, 2024년 112조원 규모로 과세소득을 과다 추정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누락된 세법개정 효과를 반영해 다시 계산하자 2024년 법인세 추계모형 오차는 11조9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45% 줄었다.
기재부는 또 2023년 양도소득세 추계에서 부동산 가격·거래량 증가율과 세수가 동일한 비율로 움직인다고 전제했으나 감사원은 자체 분석을 통해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각각 1% 증가할 때 세수가 각각 6.38%, 1.26% 늘어나는 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4년에는 더미변수를 활용하면서도 적용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미변수는 양적변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질적 요인을 반영하기 위해 부여하는 변수다.
기금으로 메우고 교부세 줄이고…지방 민생사업까지 차질
세수결손에 대한 대응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기재부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기금 재원을 일반회계로 이전하거나 지방교부세 등 지출을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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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에 따르면 기재부는 제도적 공백을 활용해 2023년 17조3000억원, 2024년 15조원의 기금 재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을 거쳐 세수결손 보전에 활용했다. 기금 지출계획은 당초 계획액 대비 20% 넘게 변경하면 국회 심의가 필요하지만 돌려받을 돈의 상환을 미루는 기금 수입변경에는 별도 외부 통제 규정이 없다.
이같은 내부거래로 일반회계는 2034년까지 공자기금으로부터 빌린 자금 24조5000억원과 연평균 8330억원의 이자를 갚아야 해 미래 재정 운용에도 부담이 생겼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기재부는 아울러 지자체와 협의 없이 2023년 8조2000억원, 2024년 2조2000억원 등 총 10조4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당해연도에 미리 정산해 지급하지 않았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내국세 예상액의 19.24%를 교부세 예산으로 우선 지자체에 지급하고 실제 세수와 차액은 당해연도가 아닌 다음연도에 정산한다.
그 결과 2023년 66개, 2024년 50개 지자체가 지출을 줄였다고 두 해 지방채 발행량도 당초 계획보다 1조3000억원 순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대표적으로 대구시의 경우 2023년 교부세 1564억원을 받지 못하자 중소기업 융자지원 예산 123억원과 교통환경 개선 예산 62억원을 불용하기로 했다. 이에 영세기업 대출이 줄고 사고 다발지역 시설 개·보수가 지연되는 등 민생사업 집행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