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스펙 쌓아 '쉬었음 청년'이 됐다..."내 얘기" 37만명이 공감

열심히 스펙 쌓아 '쉬었음 청년'이 됐다..."내 얘기" 37만명이 공감

윤혜주 기자
2026.10.1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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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낸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 SNS(소셜미디어)에는 '쉬었음 청년 되는 과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대학을 졸업한 직후만 해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학 성적을 올리고 각종 자격증을 따며 이른바 '스펙'을 차근차근 쌓아 나간다고 했다.

운이 좋으면 곧바로 취업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막상 들어간 회사 생활은 떠올렸던 이상과 크게 달라 심한 회의감을 느끼고 퇴사하거나, 끝없는 서류 탈락 속에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졸업 후 1년 차까지는 어떻게든 자신을 다잡으며 무엇이든 해보려고 노력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사기업 서류 다 떨어지고 막막해지면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준비한다. 꽤 열심히 했는데 첫 시험에 떨어진다"며 "독서실 가는 스스로에게 뭐라도 한다는 것에 위로를 받는데, 어느 순간 '이게 맞나?' 싶은 생각과 현타(현실자각 타임)로 아무것도 안한다. 순식간에 또 1년이 흘러간다"고 했다.

이러한 정체기가 장기화되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용기와 자존감이라며 남들 앞에 나설 자신이 사라져 결국 집 안에만 갇혀 지내게 된다. 규칙적인 생활이 깨지고 자기관리를 안하게 되면서 체중이 크게 증가하기도 한다. 연애 중이었다면 현실적인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이별이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부모님이 여유 있으면 아르바이트도 안 해봐서 사회생활 경험도 없다"며 "남들은 한심하다고, 사지 멀쩡한데 이러는 거 이해 못한다고 한다. 사람들하고 교류가 끊긴다"고 부연했다. 그렇게 한 개인의 열정과 가능성이 고립과 방황 속에서 사라지며 '쉬었음 청년'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A씨는 "지극히 제 생각이고 극단적일 수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해당 게시물은 조회 수 37만회를 넘기면서 "청년의 80%가 이런 과정을 겪는다"며 공감한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한 누리꾼은 "대학 4년제에 등록금은 못해도 3000만원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엔 무조건 대기업 공채 노리다 서류나 최종에서 탈락한다"며 "그러다 나이만 먹고 주위 사람들은 취업하고, 집에서는 한심하게 본다. 중소기업에 취업해 매일 출근해도 미래는 안 보이고, 자연스럽게 연애부터 하나씩 포기한다. 이게 10명 중 7명의 삶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학교에선 나름 4년 내내 장학금 받았는데 3년 동안 집에만 있으면서 방황했다. 첫 회사 다녀보니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었고 그만두고 불면증을 겪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다시 진로를 잡고 연구원으로 취업했다. 결국 나를 구하는 건 나밖에 없었다" 등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이렇게 28살이 됐다", "누가 내 과거 말하래", "와, 딱 난데"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한편 지난 8월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1만7000명으로 사상 처음 7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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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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