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바닥 좁잖아"…타인 돌보는 노동자, 내 어려움은 말 못 해

"사회복지 바닥 좁잖아"…타인 돌보는 노동자, 내 어려움은 말 못 해

여승헌 기자, 이현수 기자
2026.10.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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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구조·좁은 업계 평판에 괴롭힘 당해도 침묵
권리침해 노동자 28.6% "아무 대응 안 해"

26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사회복지 노동자 권익 침해 증언대회'에서 한 돌봄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증언하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26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열린 '사회복지 노동자 권익 침해 증언대회'에서 한 돌봄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증언하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한 달 내로 그만두세요.

사회복지사 A씨는 다른 기관에 면접을 보고 왔다는 이유로 기관장에게 퇴사를 요구받았다. 한 달 사이 시말서 3장을 쓰도록 강요받았고, 단순 시설관리 업무로 전환되는 등 직장 내 괴롭힘도 겪었다. A씨는 "상사로부터 '사회복지 바닥 좁은 것 뻔히 다 아는데 이렇게까지 하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지난 26일 '10·29 국제돌봄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사회복지 노동자 권익 침해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사회복지사와 장애인 근로지원인 등 돌봄 노동자 4명이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을 증언했다.

돌봄 노동자들은 민간위탁 기관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와 좁은 업계 내 평판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특히 무분별한 평판 조회로 이직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소년 지원 업무를 맡았던 사회복지사 B씨는 육아휴직 사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둘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1년 뒤 복직했지만 동료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구석 자리를 배정받았고 업무에서도 배제됐다.

B씨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활동가와 학자, 단체장들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평판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며 "시에서 지원받는 청소년 사업에 문제가 될까 봐 공식 신고를 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지원센터에 신고하려면 상담 신청 단계부터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근로지원인으로 일하는 C씨는 "단순히 비밀이 보장된다는 안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최초 신고 단계부터 개인정보를 필수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간 기관에 돌봄 업무를 위탁하는 기초·광역자치단체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자치단체의 돌봄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희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장은 "현재는 기관에 문제가 생겨도 행정처분을 거의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자치단체가 관리·감독과 행정지도에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 기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사회복지 노동자 2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사회복지 노동자 노동실태 및 노동조합 인식 조사'에 따르면 권리 침해를 경험한 노동자 49명 중 14명(28.6%)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불이익을 받을까 봐', '말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 등이 꼽혔다.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들은 국제돌봄의 날을 맞아 다음 달 27일까지 기자회견과 토론회, 영화제 등 관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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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헌 기자

안녕하십니까, 여승헌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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