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임대차 계약시 담보가치 확인 필요…선순위 보증금 많으면 주의"

다세대 주택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호실' 앞으로 대출을 받는 등 전세사기로 약 27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허위 임차인을 내세워 전세대출을 받고 매입한 부동산의 임차인들로부터 보증금을 편취한 일당 11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속했다. 구속 피의자는 범행을 지시한 총책 A씨와 임대차계약을 전반적으로 관리한 건물관리인 B씨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3월부터 약 4개월간 존재하지 않는 유령 호실 3개에 허위 임차인을 내세워 가짜 임대차계약서를 만들고 은행에서 주거용 전세대출 3억6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공범인 공인중개사 C씨의 과거 중개보조원 3명을 허위 임차인으로 사용했다.
특히 A씨 일당은 등기부상 호실이 구분되지 않아 주민센터와 금융기관이 '유령호실'의 실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는 건물관리인 B씨, 임대인 D씨와 함께 서울 동작구의 다가구 주택을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한 후 임대차 계약 시 부동산 권리관계를 허위로 고지하는 방식으로 임차인 17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22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최초 전세 사기 피해를 접수한 후 임대인 D씨와 임대차 계약을 주도한 관리인 B씨를 수사했다. 이후 추가 수사로 총책 A씨를 검거했다. 앞으로도 범죄에 가담한 공범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건처럼 건물의 실제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범죄에 악용되는 만큼 경찰은 전세 계약 전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해 실제 담보가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기부상 근저당권 금액 외 공인중개사나 임대인에게 건물 가액 및 선순위임차인들의 실제 보증금 합계액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계약 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계약서 작성 후에도 관할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해 실제 선순위보증금액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가액에 비해 과도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거나 선순위 보증금이 많은 건물은 경매 진행 시 온전히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