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언론법 분야 연구회가 정기 연구회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실제 손해보다 5배 더 많은 배상을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해석상 불분명한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언론법 연구회는 지난달 30일 강원 소재 춘천지법 속초지원 청사에서 정기 연구회를 진행했다.
김기수 특허법원 고법판사는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주요 내용과 해석상 쟁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개정법 내용 중 핵심 쟁점은 허위조작정보와 가중손해배상이다. 해당법 제44조의7 제2항은 손해를 끼칠 의도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서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정했다.
먼저 김 고법판사는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김 고법판사는 법에서 정한 '허위조작정보'의 개념과 '유통'의 책임 범위 등 해석상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위정보 안에 조작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어 법이 부여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쟁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법에서 허위정보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로, 조작정보를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로 정의한다.
두 번째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란 무엇인지 쟁점으로 제시했다. 인격권·재산권 외의 모든 법익을 포섭할 경우 모든 허위조작정보를 공익침해정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 고법판사는 공공안전·공중보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엔 공익침해성이 명백하지만 그 외의 측정할 수 없는 허위정보 유포는 공익침해성에 있어 불분명한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고법판사의 발표 이후 토론도 이뤄졌다. 언론중재위원회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10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정보·허위정보·조작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규정에 대해 비판했다. 이와 관련, "허위라는 걸 모르고 '유통'했다면 유통금지 의무 위반이 아닐 수 있다"며 "입법 목적과 실제 규정 자체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강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종전에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규제하는) 체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는 보이지만 의도의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백 부장판사는 EU 등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허위정보 대응 방식은 정보의 내용만을 보는 게 아닌 유포자의 악의·침해 의도와 직접적인 해악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반면, 우리나라 개정법은 문언이 불명확하고 정보 자체를 폭넓게 규제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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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충엽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언론 사건에서 '인격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 산정 실무'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 판사는 언론 사건의 경우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인격권 침해 등이 발생했을 때 재산상 손해보다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가 손해배상의 중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보도로 인해 특정 업체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영업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손해가 언론보도 때문에 발생했단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단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위자료가 현실적인 손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판사는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명예훼손 관련 민사 1심 판결에서 위자료가 대부분 500~1000만원으로 분포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한 판사는 "위자료 수준이 13년 전 연구 결과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법원이 과거 판결의 위자료 액수를 후속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참고함에 따라 개별 사건의 피해 정도·특수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명 아이돌이 언론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 1심에서 2억원을 인정받은 사례도 언급됐다. 연구회원들은 해당 사례의 경우 보도의 악의성, 피해의 중대성이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