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1월3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반정부 행진을 이끌던 임란 칸 전 총리가 총격을 당했다. 칸 전 총리는 다리에 총상을 입고 목숨은 건졌지만 현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붙잡혔고 2025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수천 명 모인 행사서 총격…전 총리 다치고 지지자 1명 사망
칸 전 총리는 파키스탄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선수 출신으로 2018년 총리에 올랐지만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 투표로 실각했다. 파키스탄에서 현직 총리가 의회 불신임 투표로 축출된 것은 처음이었다.
칸 전 총리는 자신의 축출에 미국 등 외세와 파키스탄 군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군부는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가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은 같은 해 10월28일부터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향해 대규모 반정부 행진을 벌였다.
사건은 행진 엿새째인 11월3일 오후 4시쯤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와지라바드의 알라 왈라 광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칸 전 총리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 위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때 군중 사이에서 총성이 울렸고 트럭 위에 있던 칸 전 총리와 당 관계자들이 쓰러졌다.
이 총격으로 칸 전 총리는 오른쪽 정강이에 총상을 입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 무아잠 나와즈는 총탄에 맞아 숨졌다. 그는 칸 전 총리의 행진을 환영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부상자 가운데는 13세 어린이도 있었다.
총격범은 도주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총격 직후 칸 전 총리가 부축을 받으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이 영상에 담기기도 했다.

종교적 이유로 범행 주장…총격범에 종신형 선고
현장에서 붙잡힌 총격범은 무함마드 나비드라는 남성이었다.
경찰이 공개한 조사 영상에서 나비드는 칸 전 총리를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칸 전 총리가 신성모독적인 발언을 하고 이슬람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울릴 때 음악을 틀어 종교적 반감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칸 전 총리는 총격 배후에 당시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이튿날 셰바즈 샤리프 총리 등 3명을 지목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총격 사건 이후 파키스탄 주요 도시에서는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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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약 2년 5개월 뒤인 2025년 4월, 파키스탄 대테러법원은 나비드에게 살인과 테러 혐의로 각각 종신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 2명에게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총격에서 살아남았지만…이듬해 체포돼 수감

칸 전 총리는 총격에서 살아남았지만 파키스탄 정부와의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부패 등 여러 혐의로 수사받다가 2023년 5월 체포됐다. 이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군 시설 등을 공격하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정부는 군 병력을 동원해 대응했다.
칸 전 총리는 같은 해 8월부터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26년 8월에는 대법원 명령에 따라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다시 교도소로 돌아갔다.
총격 사건 발생 4년이 지난 현재도 칸 전 총리의 수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야권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칸 전 총리 측은 자신에게 제기된 형사 사건들이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