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사장님이 된 외국인⑤소음·위생 등 문화 차이로 갈등도…"서로 적응하며 공존"

외국인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이들과 상권을 공유하는 한국인 상인들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상인과 손님이 늘면서 침체했던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과 상권 변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서울 광진구 건대 양꼬치거리는 외국인들의 유입이 침체한 상권을 되살린 대표적인 곳이다. 과거 봉제·섬유·금속가공 공장이 밀집했던 이곳은 1990년대 산업 침체로 빈 점포가 늘었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인 상인과 주민들이 유입되면서 상권이 활기를 찾았다.
이후 방송 등을 통해 양꼬치가 인기를 끌면서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인근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곳이 번화가로 자리 잡자 구청도 '양꼬치거리'라는 이름을 붙였고, 주변 상권에도 활력이 돌았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양꼬치거리에서 식당을 영업하는 70대 오모씨는 "2000년대 들어 중국인들이 유입되면서 동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중국인 손님이 늘고 동네 주택에도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상권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게도 전체 손님의 10%가 중국인"이라며 "이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니 우리도 먹고살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인근 상인 박헌용씨(68)는 "예전 이 동네는 집값이 싸고 지하철 2호선으로 서울 시내 어디든 이동하기 편해 중국인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살았다"며 "초창기엔 이들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동네를 떠난 사람들도 있지만 동포인 인근 만둣집 사장들과도 가끔 인사를 나누고 서로 먹을 것을 나눠주며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서울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엔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1990년 한-소(소련) 수교 이후 옛 소련 출신 이주민 등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거리에는 몽골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상인과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장사해 온 한국인 상인들은 언어와 생활 방식의 차이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문제는 줄어들었다는 반응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440명 읽는 중
식당 주인 박미숙씨(64)는 "10년 전쯤에는 외국인들이 일주일에 한 번꼴로 거리에서 싸움을 벌였다"며 "요즘은 몇 달에 한 번 정도로 줄어 장사하기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아 문화적 차이로 오해가 생기는 일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상권 변화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드러냈다. 이곳에서 45년간 장사해 온 김춘옥씨(70)는 "지금은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좋은 점도 있지만, 한국인 자영업자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가게를 내놓고 외국인 자영업자가 들어올 땐 씁쓸한 감정도 공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