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사장님이 된 외국인① 늘어나는 외국인 자영업자…이주민 모이고 한국인도 찾는 식당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이나 노동자들은 꼭 들르는 곳이에요."
서울 중구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스타사마르칸트'는 한국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사랑방이다. 사장 아모노씨(57)는 "특별히 모임을 운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중앙아시아인들이 모인다"며 "치료를 받으러 한국에 온 사람들이 병원에 다녀온 뒤 식사하러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에서는 한국어보다 러시아어 간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도 러시아어나 몽골어 간판을 단 곳이 많다. 잡화점에선 초콜릿과 향신료, 차는 물론 진공포장된 육류까지 다양한 식료품을 판매한다.
인근 조지아 음식점 '환치'에선 고려인 가족과 친구들의 생일잔치가 자주 열린다. 이곳에선 조지아 전통 만두 '힌칼리'와 꼬치구이 '샤슬릭' 등을 맛볼 수 있다. 매니저 올가씨(35)는 "환치는 고려인들의 만남의 장소"라며 "한국인 손님도 많아 한국인 입맛에 맞게 조지아 요리를 변형하고, 음식을 먹는 방법도 알려준다"고 했다.
'외국인 사장님 가게' 증가세…신규 점포, 10년 전보다 10배 ↑

외국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게가 이주민들의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같은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형성한 상권에 한국인 손님까지 찾아오면서 지역사회와의 교류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 자영업자 증가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내 거주 외국인의 자영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된 외국인 개인사업자 점포들의 가맹 등록 시점은 △2009년 36곳 △2014년 173곳 △2019년 717곳 △2024년 2101곳 등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최근 (연도로) 가까워질수록 가맹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요식·유흥업이 61.5%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미용(11.1%) △음·식료품(5.9%) △교육·학원(3.9%) 등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7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국(6.2%) △캐나다(3.7%) △대만(3.1%) △유럽(2.8%) 순이었다.
1997년 처음 한국에 온 사토르아가씨(62)는 5년째 광희동에서 중앙아시아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젠 몽골타운까지 생겼고 카자흐스탄과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가게를 찾는다"며 "한국에 처음 왔을 때보다 외국인 상권이 커진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이곳에서 우즈베키스탄 식당을 운영해온 아모노씨는 "처음에는 뒷골목에서 장사했는데 장사가 잘되자 비슷한 식당들이 들어섰다"며 "외국인 상인들이 모이면서 상권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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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뿌리 내린 외국인 상권…"추가로 더 열릴 것"
'외국인 사장님'들의 가게는 이제 이주민들만의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도 단골로 찾고 이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는 등 외국인 커뮤니티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넓히는 동네 가게로 자리 잡고 있다.
튀르키예인 바를라스씨(24)가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 '챕터케밥'은 인근 고등학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단골 손님인 민한결군(17)은 "신촌에서는 여기가 1등으로 맛있다"며 "사장님과는 '브라더' 사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국내 외국인 인구가 늘면서 외국인 자영업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지면서 생산 공장이 밀집된 지역 위주로 외국인 상권이 추가로 열릴 것"이라며 "외국인 밀집 상권이 새롭게 생겨나는 건 장단기 체류자와 이민자 증가 등이 맞물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