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하기 어려웠던 침묵이다. 불과 보름 동안 홈런 6개를 몰아치며 거침없이 40홈런을 향해 달려가던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의 방망이가 39호에서 8일째 멈췄다. 결국 김도영은 익숙한 홈구장 광주에서 커리어 첫 40홈런이자 KBO 역대 최연소 기록에 다시 도전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 KIA의 경기를 우천 취소했다. 해당 경기는 지정된 예비일이 없어 추후 편성된다.
예상하지 못한 폭우였다. 오후 3시를 전후해 창원 지역에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쏟아졌다. NC는 곧바로 대형 방수포를 덮었지만,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에 그라운드 상태가 크게 나빠졌다.
NC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갑작스러운 비에 방수포를 빨리 덮었는데도 그라운드가 엉망이 됐다. 비가 조금 잦아들었지만 약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외야와 파울 라인 근처 흙이 단시간에 손쓸 수 없을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비가 야속한 쪽은 NC다. 최근 한화와 KIA를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연달아 잡으며 5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53승 2무 58패로 6위를 지키면서 5위 두산과 격차를 6경기까지 좁혔다.
반대로 KIA에는 한 차례 숨을 돌릴 수 있는 비가 됐다. 전날 마무리 이의리가 9회말 흔들리면서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이의리가 2사 만루 김형준에게 볼 2개를 연속해서 던지자 KIA는 성영탁으로 투수를 바꿨다. 하지만 성영탁마저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2연패를 경험했다.

김도영에게도 재정비할 시간이 생겼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40홈런은 금방 나올 것처럼 보였다. 김도영은 6월 11홈런에 이어 7월에도 8개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8월에는 보름 사이 홈런 6개를 몰아치며 순식간에 39홈런까지 도달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2024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38홈런을 넘어섰다. 이제 홈런 하나만 추가하면 생애 첫 40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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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짓말처럼 홈런이 멈췄다. 경기를 치를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지난 주말 남부지방을 강타한 비 탓에 광주 SSG 랜더스와 홈 3연전 가운데 2경기가 취소됐고, 이번 창원 원정 마지막 경기마저 갑작스러운 폭우로 사라졌다.
그사이 어렵게 열린 경기에서도 '아홉 수'가 이어졌다. 지난달 29일 광주 SSG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1~2일 창원 NC전에서도 5타수 1안타로 조용했다. 전날 경기에선 잘 맞은 타구가 중앙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기도 했다.
결국 김도영은 익숙한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다시 한번 40홈런에 도전하게 됐다. 김도영은 올해 광주에서 가장 많은 21개 홈런을 때려냈다.
이번에 상대할 팀은 2위 KT 위즈다. 올해 KT 상대로는 9경기 타율 0.286(35타수 10안타) 1홈런으로 나쁘지 않았다. 고영표, 로건 앨런, 배제성 혹은 오원석의 등판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도영이 KBO 대기록도 달성할지 관심사다.
만약 6일 경기까지 홈런을 하나만 더 치게 되면 김도영은 '국민 타자' 이승엽(50) 전 감독의 KBO 역대 최연소 40홈런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승엽 전 감독은 1999시즌 22세 11개월 5일의 나이로 40홈런에 성공, 그해 54홈런으로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8일째 39라는 숫자에 머물러 있는 김도영이 가장 익숙한 홈팬들 앞에서 마침내 40번째 아치를 그릴 수 있을지 모든 이목이 광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