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장기이식 성공여부 확인…케어DX 더 오를까

피 한방울로 장기이식 성공여부 확인…케어DX 더 오를까

반준환 선임기자(부장)
2026.10.3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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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의 미국 스몰캡]

[편집자주]  숫자 뒤 스토리를 읽어야 진짜 투자가 보입니다. 한국주식도 미국 스몰캡 생태계를 알면 α를 낼 수 있습니다. 기술의 언어를 투자의 언어로 풀어내는 전문기자와 글로벌 특화분석 원리서치의 투자 나침반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반보(半步)만 앞서면 남들이 모르는 길이 보일겁니다. 난해한 기술주 투자, 이제 쉽고 재미있게 즐겨보세요.

미국에서 지난해 이뤄진 장기이식은 4만9064건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 가운데 신장이식이 2만7573건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식 수술이 끝났다고 환자의 싸움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몸의 면역체계가 남의 장기를 적으로 여겨 공격하는 거부반응 때문이다. 거부반응을 늦게 발견하면 장기를 다시 이식받아야 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그런데 거부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생검(조직검사)이 표준이었다. 심장이식 환자는 목 정맥으로 관을 넣어 심장 조직을 떼어내는 검사를 수술 후 첫해에만 평균 한 달에 한 번 받아야 했다.

최근에는 이런 생검을 피 한 번 뽑는 검사로 대신하는 기술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업으로 케어DX(CareDx)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브리즈번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이식한 장기에서 흘러나온 DNA를 혈액에서 찾아내 거부반응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를 판다. 주가는 최근 1년 새 4배 넘게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37억3000만달러(4조99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케어DX 주가는 미국 노인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연관이 있다. 케어DX 검사 매출의 46%가 메디케어에서 나온다. 지난해 7월 17일 메디케어 심사기관이 이식 환자의 정기 감시검사에 보험 적용 횟수를 줄이는 규정 초안을 내놓자 주가는 하루 만에 38.5% 폭락했다. 1년 뒤인 지난 7월 16일 확정된 규정은 초안보다 훨씬 너그러웠다. 신장이식 환자의 보험 적용 횟수는 첫해 4회에서 6회로, 2~3년차에는 연 2회에서 4회로 늘었다. 심장과 폐는 2~3년차 횟수가 연 2회에서 4회로 늘었다. 이날 주가는 35.6% 급등했다. 2주 뒤 발표된 2분기 매출이 52% 늘자 월가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렸다. 오랜 규제 불확실성을 털어낸 케어DX가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태아 DNA 연구서 착안한 혈액검사→생검 대체 표준으로

케어DX의 뿌리는 1998년 12월 설립된 히포크라틱엔지니어링이다. 생명공학 박사인 피터 올트먼이 2003년까지 초대 CEO(최고경영자)를 맡았고, 2003년부터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의 브룩 바이어스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회사는 2002년 익스프레션다이애그노스틱스, 2007년 XDx로 이름을 바꾸며 심장이식 거부반응 검사 하나에 매달렸다.

첫 제품을 내놓기까지 6년이 넘게 걸렸다. 회사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9개 이식센터에서 환자 700여명의 혈액과 심장 조직 시료 5500여개를 모았다. 혈액 속 면역 관련 유전자 7300여개의 발현을 조직검사 결과와 하나하나 대조해 거부반응과 연관된 후보 유전자 252개를 추렸다. 최종적으로 20개 유전자로 거부반응 위험을 판정하는 알로맵(AlloMap)을 완성해 2005년 1월 출시했고, 2008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더뎠다. 의사들이 30년 가까이 써온 생검을 쉽게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도 2007년 상장신청서에서 생검 중심의 진료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2007년 10월 나스닥 상장을 신청했지만 이듬해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08년 9월 신청을 철회했다.

회사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새 기술이 나오면서다. 스탠퍼드 심장이식연구 프로그램을 이끌던 해나 밸런타인 교수가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2008년 같은 대학 생물물리학자 스티븐 퀘이크 교수가 임신부 혈액 속 태아 DNA를 분석한 논문을 읽고 그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이식받은 심장도 태아처럼 다른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조직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밸런타인 교수는 훗날 미국 국립보건원(NIH) 소식지 인터뷰에서 "이식한 심장은 사실상 태아와 같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2011년 3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혈액 속 공여자 DNA로 거부반응을 잡아내는 방법을 발표했다. 거부반응이 일어나면 혈액 속 공여자 DNA 비중이 평소 0.5% 안팎에서 최대 8%까지 올라갔다. 케어DX는 2014년 6월 퀘이크 교수가 공동창업한 이뮤메트릭스를 인수하면서 스탠퍼드대의 관련 특허 독점 사용권을 확보했다. 같은 해 3월 사명을 케어DX로 바꿨고 7월 주당 10달러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한 2014년 매출은 2730만달러(364억원)였고 알로맵 하나가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그해 말 직원은 68명뿐이었다.

이렇게 개발한 신장이식용 알로슈어(AlloSure)는 2017년 10월 메디케어 보험 적용을 받으며 회사의 주력 제품이 됐다. 밸런타인은 2021년부터 케어DX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알로슈어의 원리는 어렵지 않다. 이식받은 장기 세포가 공격받아 손상되면 세포 속 DNA가 혈액으로 흘러나온다. 공여자와 환자의 유전자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혈액 속 DNA 가운데 공여자 몫이 얼마인지 재면 장기가 얼마나 손상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화재경보기가 연기 농도로 불을 감지하듯 공여자 DNA 농도로 거부반응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알로슈어는 22쌍의 상염색체에 흩어진 유전자 표지를 분석해 공여자 DNA를 가려낸다.

병원과 환자가 케어DX 검사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검은 장기를 다치게 하거나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고 통증과 불안이 따른다. 이식센터에서 멀리 사는 환자는 검사를 받으러 오가기도 어렵다. 조직 한 조각만 떼어 보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일어난 부위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알로슈어는 가까운 병원에서 피를 뽑아 하룻밤 사이 배송하면 시료 도착 후 영업일 기준 이틀 안에 결과가 나온다. 폐이식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연구에서는 알로슈어 폐 검사로 정기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82% 줄였다. 메디케어는 알로슈어 1회에 2753달러(367만원)를 지급한다. 2007년 상장신청서에 적힌 심장 생검 1회 메디케어 비용이 3581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보험 재정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은 구조다.

케어DX가 다른 진단기업과 다른 점은 검사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이식센터 200여곳에 영업을 집중하면서 이식센터 업무용 소프트웨어 오터(Ottr), 이식 대기자 관리 서비스, 환자 복약을 돕는 전문약국까지 함께 판다. 소프트웨어는 170곳 이상의 이식센터에서 쓰인다. 회사는 브리즈번 검사실의 처리 능력이 앞으로 몇 년간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혀 공급 차질 우려도 낮다. 한 번 거래를 튼 이식센터에 여러 제품을 함께 팔아 영업비용을 낮추는 전략이다. 지난해 검사 건수는 약 20만건으로 14% 늘었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이식 후 혈액검사 시장에는 나테라, 유로핀스, 스웨덴 데비저, 아이엠디엑스(iMDx)가 뛰어들었다.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산전검사와 암 재발검사로 덩치를 키운 나테라로, 같은 공여자 DNA 방식의 검사 프로스페라를 판다. 케어DX는 신장 검사 알로슈어가 혈액 속 항체 검사로는 드러나지 않는 미세혈관 염증형 거부반응을 찾아내는 데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검사라고 강조한다. 심장에서는 면역 상태를 보는 알로맵과 장기 손상을 보는 알로슈어를 묶은 하트케어로 차별화했다. 메디케어는 하트케어 1회에 5993달러(800만원)를 지급한다. 회사는 나베리스 인수로 이식과 암, 세포치료를 합친 미국 내 시장 규모가 120억달러(16조원)를 넘는다고 추산한다.

특허전쟁·당국 조사로 주가 95% 추락→베라사이트 출신 경영진 영입 후 반등

성장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1월 99.83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2023년 10월 4.80달러로 95% 넘게 떨어졌다. 2021년 미국 법무부가 신장검사 관련 영업 관행이 허위청구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나섰고,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회계와 공시 관행을 들여다봤다. 2022년 5월에는 주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2023년 매출은 2억8030만달러(3742억원)로 전년보다 13% 줄었고 순손실은 1억9030만달러(2540억원)로 불어났다.

최대 경쟁사 나테라와의 법정 다툼도 길게 이어졌다. 케어DX는 2022년 3월 나테라의 허위광고를 문제 삼은 소송에서 4490만달러(599억원) 배상 평결을 받아냈지만 법원은 배상금까지 인정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2024년 1월에는 배심원단이 케어DX가 나테라 특허를 침해했다며 9630만달러(1286억원) 배상을 평결했다.

이 때만 해도 회사가 소송과 조사에 발목이 잡힐 것처럼 보였으나 악재가 하나씩 걷히면서 큰 위기를 넘게 된다. SEC는 2023년 9월 회사에 제재를 권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법무부는 2024년 10월 내부고발 소송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025년 2월에는 법원이 나테라 특허가 무효라며 배심원 평결을 뒤집었다. 주주 집단소송은 2025년 2025만달러(270억원)에 합의했다.

경영진도 바뀌었다. 2024년 4월 취임한 존 한나 CEO는 암 유전자진단 기업 베라사이트에서 10년간 일하며 최고상업책임자(CCO)를 지냈다. 이후 차세대 유전체 분석장비 스타트업 앱톤바이오시스템즈 CEO를 맡아 회사를 퍼시픽바이오사이언스에 매각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베라사이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키스 케네디를 COO로, 베라사이트와 제넨텍에서 영업을 이끈 제시카 멍을 CCO로 영입했다. 케네디는 올해 2월부터 CFO도 겸하고 있다. 진단검사를 보험 체계 안에서 매출로 연결해 본 사람들로 핵심 경영진을 채운 셈이다.

새 경영진은 주가가 바닥권일 때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580만주를 평균 15.16달러에 사들이는 데 8800만달러(1175억원)를 썼다. 현재 주가의 4분의 1 수준이다. 직원은 지난해 말 765명으로 2014년 말의 11배다. 영업·마케팅 252명, 연구개발 186명, 생산 145명, 관리 182명으로 연구개발 인력이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2분기 매출 52% 증가·연간 전망 상향→암 재발 감시검사로 영역 확장

이런 변화의 효과는 실적으로 확인된다. 2분기 매출은 1억3190만달러(176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검사서비스가 9990만달러(1334억원)로 61% 늘어 매출의 76%를 차지했다. 검사 건수는 5만8000건으로 17% 늘었고 검사당 평균 매출은 1720달러였다. 환자·디지털 솔루션은 1920만달러(257억원)로 50%, 실험실 제품은 1280만달러(171억원)로 8%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73.5%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500만달러(334억원)로 1년 전 500만달러의 5배가 됐다.

연도별 매출은 2020년 1억9220만달러에서 2022년 3억2180만달러까지 늘었다가 2023년 2억8030만달러로 줄었다. 이후 2024년 3억3380만달러, 2025년 3억7980만달러(5070억원)로 다시 늘었다. 회사는 올해 매출 전망을 4억9000만~5억달러(6540억~6680억원)로 종전 4억4700만~4억6500만달러에서 올려 잡았다. 조정 EBITDA 전망도 6600만~7800만달러로 높였다.

사업 구조도 정비했다. 4월에는 조직적합성 검사키트 등 실험실 제품 사업을 프랑스 유로바이오사이언티픽에 1억7000만달러(2270억원)에 팔기로 하고 6월 30일 매각을 마무리했다. 2분기 순이익 1억1060만달러에는 이 매각 차익 1억1300만달러가 들어 있다. 이어 7월 1일에는 암 진단기업 나베리스를 1억6180만달러(2160억원)에 인수했다. 2026~2027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1억달러(1335억원)를 더 준다.

나베리스의 주력 검사 나브DX(NavDx)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일으키는 두경부암과 항문암을 혈액으로 찾아내고, 치료 후 남은 암세포(미세잔존질환)를 추적하는 검사다. 이 분야에서 메디케어 보험이 적용되는 유일한 검사로 1회 1800달러(240만원)를 받는다. 지금까지 13만건 넘게 쓰였고 지난해 매출은 약 3500만달러(467억원)로 2배 이상 늘었다. 한나 CEO는 "질병 부담이 큰 환자를 위한 반복 분자검사를 상업화하는 것이 우리의 성장 모델"이라며 "나브DX는 이 모델에 정확히 들어맞는다"고 밝혔다. 이식 환자를 반복해 검사하며 쌓은 영업망과 노하우를 암 재발 감시로 넓히겠다는 뜻이다. 골수이식 후 백혈병 재발을 감시하는 알로헴(AlloHeme)은 임상 검증 논문을 투고하고 실험실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재무 체력은 탄탄한 편이다. 6월 말 현금은 3억7360만달러(4988억원)이고 차입금은 없다. 나베리스 인수대금을 치른 뒤에도 2억달러(2670억원) 넘게 남는다. 월가 평가는 엇갈린다. 메디케어 규정이 긍정적으로 확정된 데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과 암 진단 신사업을 높게 평가하는 시각과 함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케어DX의 경쟁사 나테라보다는 낮게 평가받고 있다.

메디케어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도 여전하다. 확정된 규정도 감시검사 횟수에 상한을 뒀기 때문에 검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2분기 검사서비스 매출에는 과거에 수행한 검사의 보험금 1600만달러가 뒤늦게 들어왔다. 이를 빼면 검사서비스 매출 증가율은 61%가 아니라 28%로 낮아진다.

◇케어DX 주요 연혁

1998년 12월

히포크라틱엔지니어링으로 설립, 초대 CEO 피터 올트먼

2001년

심장이식 거부반응 유전자 연구(CARGO) 착수, 9개 이식센터 환자 700여명 참여

2005년 1월

첫 제품 알로맵 출시. 2008년 8월 FDA 판매 허가

2008년 9월

금융위기 속 나스닥 상장 신청 철회

2011년 3월

스탠퍼드대 밸런타인·퀘이크 교수, 공여자 DNA 혈액검사법 발표

2014년 6월

퀘이크 교수 공동창업 이뮤메트릭스 인수. 7월 나스닥 상장(공모가 10달러)

2017년 10월

신장이식 혈액검사 알로슈어 메디케어 보험 적용

2023년 10월

법무부·SEC 조사와 특허분쟁 속 주가 4.80달러 최저

2024년 4월

존 한나 CEO 취임

2025년 7월

메디케어 감시검사 제한 규정 초안 발표, 주가 하루 38.5% 하락

2026년 6~7월

실험실 제품 사업 매각, 암 진단기업 나베리스 인수

2026년 7월

메디케어 규정 확정, 2분기 매출 5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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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선임기자(부장)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기자로 2002년부터 2만여건의 기사를 작성해왔습니다. 투자 나침반이 되겠습니다. 복잡한 시장을 간결하고 명확한 투자의 언어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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