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도 치매 걱정해"…서울대 의대 교수, 무작정 판교 게임사 찾은 이유

"2030도 치매 걱정해"…서울대 의대 교수, 무작정 판교 게임사 찾은 이유

이정현 기자
2026.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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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두호두' 개발진 인터뷰

오늘두호두 개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김종윤 벨루가 대표, 주혜연 벨루가 연구팀장,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오늘두호두 개발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김종윤 벨루가 대표, 주혜연 벨루가 연구팀장,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억 단위 데이터를 모으는 게 목표입니다. 그 정도 데이터가 있다면 AI 기술로 인간이 시도하지 못했던 다른 분야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두뇌 훈련 게임 '오늘두호두'를 개발한 김종윤 벨루가 대표와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주혜연 벨루가 연구팀장을 지난 9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만났다. 위메이드(15,300원 ▲280 +1.86%), 카카오게임즈(9,370원 ▲550 +6.24%) 등을 거친 정통 게임맨, 김 대표가 갑자기 치매 예방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가 의아했다. 그는 "과거 '한자마루'(한자교육용 게임)라는 게임을 하며 게임이 순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늘두호두' 같은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오랜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늘두호두는 벨루가와 서울대 의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해 개발한 두뇌 훈련 게임이다.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 실행능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등 5가지 인지 영역을 훈련할 수 있다. 이용자가 매일 여러 캐주얼 게임을 플레이하면 영역별 성장 기록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인지 영역 훈련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최고 권위 의학 저널 렌싯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김종윤 벨루가 대표.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김종윤 벨루가 대표.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기능성 게임 개발을 꿈꿨던 김 대표와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많은 치매 환자를 연구 중인 민 교수 역시 게임으로 치매를 예방할 방법을 찾기 위해 게임 업계와의 협업을 계획했다. 10개 게임사를 후보군에 두고 무작정 카카오게임즈 문을 두드렸는데, 당시 CTO(최고기술책임자)였던 김 대표와 만나 의기투합이 이뤄졌다.

민 교수는 "치매 연구를 하다보니 (환자들이) 치매 검사는 해보고 싶지만 병원 가기가 망설여지는 심리적 장벽이 있더라"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있는지 편한 마음으로 알아볼 수 있는 수단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게임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다만 평생 게임인으로 살아온 김 대표와 학자로 살아온 민 교수 연구팀이 함께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오늘두호두 이전에 인지기능 측정 앱 '브레인오케이'를 개발할 때부터 의견 차가 있었다. 김 대표는 "연구팀은 디지털 서비스 개발 경험이 없었고 저는 인지나 치매에 대한 학문적 기반이 약해 각자가 생각하는 게 달랐다"며 "결과가 너무 다르게 나와 뒤엎은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2026.09.10./사진=카카오게임즈

어려운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8월말 오늘두호두가 정식 출시돼 3주가 흘렀다. 김 대표는 게임 개발 시 '효용성'과 '재미'를 가장 중요시했다고 했다. 그는 "효용성이 아무리 좋아도 재미가 없으면 서너번 정도 경험하고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며 "디지털 치료제나 의료기기가 아닌 만큼 재미를 51%, 효용성을 49%로 맞췄다"고 했다.

현재까지 오늘두호두를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대는 20대다. 김 대표는 "40~60대를 주 고객으로 생각했으나 데이터를 보니 20대가 33%, 30대가 30% 정도였고 여성 사용자가 70%로 나타났다"며 "인지 저하를 경험하는 세대만이 아니라 젊은 세대도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많은 인지 데이터를 모으고 AI 기술을 결합하면 인간 두뇌에 대한 이해를 새로운 차원에서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내년 봄 영어 버전을 시작으로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글로벌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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