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026]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전시관에 들어서자 대형 화물선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갑판 위로 흰색 컨테이너가 빼곡하게 쌓인 선박 옆면에는 'K-MSR POWERED SHIP'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화석연료 대신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미래 화물선의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날 해양용 용융염원자로 '마리나(MARINA) MSR'와 한국형 소형 원자로 'SMART'를 선보였다. 특히 원자력 추진 화물선 모형은 8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관람했던 전시물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청와대 다녀온 모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마리나 MSR이다. 용융염원자로(MSR)는 고온에서 녹인 용융염을 활용하는 차세대 원자로다. 마리나는 핵연료를 용융염에 녹인 액체 핵연료 방식을 적용한다. 열출력은 모듈당 100MWt(메가와트열출력), 전기출력은 약 35MWe(메가와트전기출력)로 설계됐다.
마리나 MSR의 강점은 안전성과 운전 유연성이다. 기존 원자로와 달리 대기압 수준에서 운전할 수 있어 높은 압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핵연료가 액체 상태여서 사고 발생 시 별도 저장 공간으로 배출하는 안전 설계도 가능하다. 고체 핵연료 방식보다 연료를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용융염의 끓는점은 약 1460도로 원자로 운전 온도인 700도보다 훨씬 높다. 냉각재가 쉽게 끓지 않아 사고 대응에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원 측 설명이다.
원자력 추진선 개발은 국제 해운업계의 탈탄소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IMO(국제해사기구)가 선박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추진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추진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추진선은 운항 중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지만 방사선 안전성 검증과 국제 규제, 항만 수용성 확보 등이 상용화 과제로 꼽힌다.
전시관 한편에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소형 원자로 SMART의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모형도 설치됐다. 투명한 전시함 안에는 원자로 용기와 내부 배관 등이 정교하게 구현돼 있었다. SMART는 주요 기기를 하나의 원자로 용기 안에 배치해 배관을 단순화하고 냉각재 상실 사고 가능성을 낮추도록 설계됐다.
SMART의 열출력은 365MWt,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2년 SMART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으며 이후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설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전시 자료에는 2030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개발 일정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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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가 육상에서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소형 원자로라면 마리나 MSR은 선박 추진과 해양 에너지 공급을 겨냥한다. 원자력 기술의 활용 범위가 육상 발전소를 넘어 바다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경제성 검증과 인허가 체계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