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경영학회,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 진행
신민수 한양대 교수, SKT 사례로 기업의 신뢰 회복 방안 모색

"전 세계 해킹 사고 중 디지털 취약계층을 찾아가 지원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것이 통신사의 기본 책무인 보편 서비스 책임과도 부합해 SK텔레콤 신뢰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79,200원 ▲5,700 +7.76%)이 1년만에 대규모 해킹 사고 여파를 빠르게 벗어난 데에는 경영진부터 그룹 차원의 쇄신을 촉구하고, 취약계층을 살피고, 떠나갈 권리를 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통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신뢰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28일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진행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기업의 신뢰,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 SKT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SKT의 지난 1년 행보에 대해 "신뢰 회복 수준이 완전하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기업들이 겪는 경영 위기가 사고 자체보다 '그 이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신 교수는 SKT가 다년간 침투를 탐지하지 못한 점, 초기 공지의 불충분함, 유심 수급과 예약 현장의 혼선이 신뢰 훼손을 키웠다고 짚었다. 다만 이후의 대응이 고객의 위험과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회복의 징후가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SKT는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 5660억원으로 사고 직전 분기(2025년 1분기 5674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고객들도 돌아왔다. 신 교수 발표에 따르면 SKT의 월평균 해지율은 해당 사고 직후인 2025년 2분기 1.6%까지 치솟았다가 1년 뒤인 올해 2분기 0.8%로 절반으로 떨어져 사고 전(2025년 1분기 0.7%)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2025년 4분기 저점 이후 2개 분기 연속 늘어 22만명 증가했고, 올해 1~7월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15만6842명이 순증했다.
올해 4월 국가고객만족도(NCSI) 29년 연속, 7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27년 연속 1위를 지킨 데 이어, 9월에는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1위를 1년 만에 되찾으며 3대 고객만족도 조사도 모두 석권했다.
신 교수는 신뢰 회복 계기가 고객을 붙잡지 않은 덕분이라고 봤다.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 강제적 락인(Lock-in) 인식을 낮추자, 남을지 말지 온전히 고객의 몫이 되면서 떠나지 않길 선택한 고객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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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 직후 빠르게 유심칩 무료 교체에 나서고 보안 투자를 단행해 고객이 지불해야 할 손해비용을 기업의 손해로 떠안은 것이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하나의 신뢰 회복 서사가 됐다고 짚었다. SKT가 5000억원 규모 고객 감사 패키지 등 재발 방지에 약속한 투자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외부 고객 신뢰위원회와 고객 자문단을 구성한 것도 자기 평가의 한계를 뛰어넘어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뛰어난 것이 해외에서도 하지 않았던 디지털 취약계층 상대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한 것"이라며 "신뢰는 평균 고객보다는 취약계층을 얼마나 돕느냐에서 생긴다"고 강조했다. SKT는 올해 전국 87개 시·군을 찾아 총 730회의 현장 소통 활동을 벌였다.
앞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 해외 사례와 정책적 시사점'을 발표한 안정민 한림대 교수 역시 기업 위기를 단일 사고가 아니라 고객 피해가 이어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장애 당시 문제 업데이트는 78분 만에 롤백됐지만 약 850만대의 윈도우 기기가 영향을 받아 항공·의료·금융 등 고객기업의 복구가 별도로 필요했던 사례 등을 꼽으며 "사고 원인이 해소돼도 고객의 피해와 불신은 남을 수 있고, 재발방지 노력이 지속적으로 쌓여 고객 마음이 움직여야 회복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