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채희동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학 교수

"폐경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호르몬 치료와 함께 '위고비'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비만약을 함께 쓰면 갱년기 증상 치료뿐 아니라 내분비·대사질환, 심혈관질환 등에도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채희동 울산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학 교수(사진)가 최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집무실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폐경학회장을 역임한 채 교수는 '폐경여성을 위한 지침서 : 폐경기 건강'을 집필하기도 한 관련 분야의 권위자다.
채 교수는 "외국 통계에서 폐경기 여성의 7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50~6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일 것으로 본다"며 "많은 폐경기 여성들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폐경기 여성의 체중이 증가하는 건 기초대사량과 활동이 줄어드는 이유도 있지만, 여성 호르몬이 이전처럼 나오지 않음으로써 지방의 재배치, 분포가 달라지고 내장지방이 많아지고 허리둘레가 두꺼워지는 것"이라며 "체중 증가가 당 대사, 지질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에 과체중이거나 비만이고 동반질환이 있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치료과 함께 GLP-1 비만약을 쓰면 좋다는 게 그의 견해다. 채 교수는 "폐경기 여성에게 여성 호르몬과 위고비 같은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약물을 같이 쓰면 폐경기 증상 치료 효과에도 도움을 주고 체중 감소 효과도 더 좋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혈관 확장, 항산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는데 이게 감소하면서 폐경 이후 여성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며 "폐경기 여성에 호르몬과 비만 치료를 병행하면 당 대사 문제, 여러 심혈관질환 지표 등도 부가적으로 개선됐다는 연구도 많아 두 치료가 병행되면 이점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셀렉트' 임상 연구에 따르면 비만과 심장질환을 동반한 폐경이행기, 폐경후 여성에 위고비 2.4㎎을 투여했을 때 MACE(심혈관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이 각각 42%, 13% 감소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서는 위고비를 투여받은 폐경후 여성의 경우 호르몬 치료 병행군은 12개월 시점 체중 감소율이 16%로 미병행군 12% 대비 높았다.
폐경기가 아닌 젊은 여성이라도 비만일 경우엔 건강을 위해 위고비 같은 비만약을 통한 치료가 권고된다. 채 교수는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지방에서 에스트로겐이 과다분비될 수 있어 배란장애가 올 수 있다. 실제 살이 너무 찐 분들은 월경을 잘 안 하기도 한다"면서 "정상 체중이 될수록 배란도 잘 되고 월경도 잘 하게 되며, 자궁내막암 위험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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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약의 건강보험 급여 필요성도 강조했다. 채 교수는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질병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며 "질병 치료의 측면에서 GLP-1 비만약의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