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 의료기관 불참 올해 45%
의원 불참 증가분의 56%는 성형외과·피부과
서영석 의원 "일반조정 개시는 자동개시 확대에 달려…중재원 더 적극 나서야"

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해도 10건 중 4건은 의료기관이 나오지 않아 조정이 한 번도 열리지 못한 채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불참이 더 늘었고, 의원 불참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나왔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접수된 일반개시 사건(자동개시 제외) 1만1499건 가운데 4744건(41.3%)이 의료기관이 참여하지 않아 '불참여(각하)'로 끝났다.
일반개시 사건은 의료기관이 조정신청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해야 조정이 열린다. 조정개시율은 2021~2025년 58.3~60.8%였으나 올해는 54.9%로 떨어졌고, 올해 8월까지 불참 1075건은 이미 지난해 한 해 불참 900건을 넘었다.
불참 증가는 의원급에서 나왔다. 병원급 이상(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 조정개시율은 2021년 이후 61.8~64.7% 수준이었지만, 의원은 2024년 51.8%, 지난해 49.6%, 올해 45.4%로 낮아졌다. 의원에 접수된 일반개시 신청은 2024년 438건에서 올해 8월까지 906건으로 늘었고 불참은 209건에서 491건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는 이미 2024년 한 해의 2배를 넘었다. 2024년 이후 전체 불참 증가분 386건(689건→1075건)의 73%인 282건이 의원에서 나왔다(2024년 연간과 올해 8월까지의 비교 기준)
의원 불참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성형외과와 피부과였다. 진료과목별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까지 의원 일반개시 신청 906건 중 성형외과가 245건, 피부과가 176건으로 두 과목이 46.5%를 차지했고, 의원 불참 491건 중에서도 239건(48.7%)이 이 두 과목이었다. 2024년과 비교하면 의원 불참 증가분 282건의 56%(158건)가 두 과목에서 나왔다.
성형외과는 올해 신청 245건 가운데 불참이 152건으로 조정개시율이 38.0%(참여 93건)였고, 피부과는 176건 가운데 불참 87건으로 49.7%(참여 86건)였다. 의원 전체 개시율 45.4%와 비교하면 성형외과가 크게 낮다. 다만 중재원은 불참 사유를 '피신청인 참여의사 부재' 하나로만 분류하고 있어 이 과목들에서 불참이 많은 이유는 확인할 수 없다.
내년 5월 27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기관이 14일 안에 불응하는 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조정에 응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불참 4744건이 모두 의료기관이 불참 의사를 명시적으로 통지한 사건이고, 통지 없이 불응한 사건은 한 건도 없는 만큼, 개정 규정이 새로 열 사건이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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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원은 의료기관에 건당 2회 이상 공문·유선·이메일로 연락해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각하 뒤에는 신청인에게 안내문을 보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와 법원 민사소송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연락과 안내에도 불참이 줄지 않아, 침묵을 동의로 보는 조항만으로 개시가 크게 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서 의원 지적이다.
서 의원은 일반조정의 개시를 넓히는 길은 자동개시 대상을 넓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재원이 비교해 제출한 언론중재·소비자분쟁·환경분쟁·건설분쟁 조정은 상대방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지 않지만, 의료분쟁 조정은 개정 후에도 불응 통지를 하면 각하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의료분쟁조정은 상당히 조정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신청 10건 중 4건이 상대방이 나오지 않아 열리지도 못한다"며 "의원급 불참이 빠르게 늘고 특히 성형외과·피부과에 쏠린 만큼 불참 사유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법이 침묵을 동의로 본다지만 그간 통계를 보면 침묵으로 끝난 사건이 없기 때문에 결국 일반조정의 개시는 자동개시 확대에 달려 있다"며 "환자 권리구제를 맡은 기관이라면 일반조정 개시 확대 방향을 분명히 하고 필요한 개선을 적극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