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최근 비타민B3 계열인 'NMN'(엔엠엔)이 회춘을 부를 수 있는 새로운 항노화 물질로 떠오르면서 NMN을 원료로 넣은 각종 '건강식품'(건강기능식품은 아님)의 몸값도 치솟았다. 국내에선 유명 의사·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앞세우며 판촉 경쟁을 벌이는데, 여느 비타민B군 영양제보다 많게는 5~10배 비싸게 팔린다. 과연 NMN을 먹으면 노화를 강력하게 막을 수 있을까.
국내 비타민B군 연구 권위자로 손꼽히는 충북대 의대 배석철 교수(충북대 종양연구소 소장)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NMN을 먹었을 때 항노화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건강에 얼마나 좋거나 나쁜지 과학적으로 충분히, 깊이 연구되지 않았다"며 "특히 NMN을 장기간 섭취 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아무도 몰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하버드 의대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는 동물실험에서 NMN을 먹은 늙은 쥐가 젊은 쥐 수준의 체력과 대사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히면서 NMN은 항노화 물질로 부각됐다.
NMN은 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Mononucleotide)의 약자로, 비타민B3 계열에 속하는 물질이다. 배 교수는 "NMN는 비타민B3 중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최종 부산물인 NAD+로 되기 전 중간 단계의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무엇이고, NAD+는 뭘까.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비타민B3 물질 3종(나이아신, 나이아신아마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리보사이드) 중 하나로, 셋 중 가장 안정적이면서 안전한 물질이다.
그간 비타민B3의 대표 물질이자 우리에게 익숙한 나이아신은 육류 살코기, 육류의 내장(콩팥·간), 생선, 조개류, 새우, 유제품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하지만, 이들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에 흡수되는 나이아신은 수십㎎에 불과하다. 이에 나이아신을 정제한 고용량 비타민제가 시판되는데, 문제는 나이아신을 고용량 먹을 때 얼굴과 전신에 '홍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배 교수는 "나이아신의 건강 이점을 모두 갖고 있으면서 나이아신의 부작용 우려가 없는 게 나이아신아마이드"라며 "하루 수천㎎씩 나이아신아마이드를 장기간 먹어도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논문이 다수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장기간 다량 섭취해도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항노화 △면역 증진 △에너지 대사 촉진 등 기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이아신아마이드를 건강기능식품에 쓸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허가했고, 현재 건강기능식품으로 나와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나이아신과 마찬가지로 비타민B3가 풍부한 육류·견과류 등 식품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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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섭취한 나이아신아마이드(NAM)는 몸에서 효소(NAMPT)를 만나 NMN이 된다. NMN은 또 다른 효소(NMNAT)를 만나 최종 대사물인 NAD+가 된다. NAD+는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산화형(+)'의 약자로, 우리 몸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한다. NAD+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생산에 관여할 뿐 아니라 SIRT1 등 장수 유전자(써투인)의 활성화에도 깊이 관여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체내 NAD+가 자연적으로 줄어드는데, 이는 노화, 염증, 세포 손상 회복 지연 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배 교수는 "나이가 들면 특정 단백질(CD38, PARP)이 몸속에 많아지면서 NAD+가 많이 소모되는데, 이 때문에 세포 속 NAD+가 줄어들면서 노화를 가속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몸속에 NAD+를 많이 채우면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단 얘기다.
문제는 NAD+ 고갈분을 채우기 위해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아닌, 바로 직전 단계인 NMN을 먹을 때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 배 교수는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먹으면 몸에서 효소가 알아서 분해해 NMN을 거쳐 NAD+가 되면서 나이아신아마이드의 항노화 효과를 기대할 뿐 아니라 NAD+를 자연스레 채워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하지만 중간 단계 생성물인 NMN 자체를 인위적으로 먹었을 때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 결과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아신아마이드를 건너뛰고 NMN를 인위적으로 체내 넣어주는 건, 마치 일상에서 당이 떨어졌을 때 밥을 먹어 천연당을 보충하는 방법 대신, 포도당 수액을 맞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식사하면 천연당이 전신에 당을 골고루 공급하는데, 포도당 수액을 맞으면 특정 부위 혈당부터 급격히 오르고, 혈당스파이크 같은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지지 않겠는가"라며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NMN을 고농도로 장기간 먹었을 때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고가 마케팅의 상술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