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소아응급 의사 마음 돌릴 수 있을까...'응급실 수사지침' 논의한다

"사직" 소아응급 의사 마음 돌릴 수 있을까...'응급실 수사지침' 논의한다

홍효진 기자
2026.11.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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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경찰청, 이번주 '필수의료 수사지침' 논의
의료계 "이달 안으로 지침 확정해야" 요구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 중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 중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이 이어지면서 의료계가 이달 내 수사지침 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필수 의료 현장에 대한 수사는 환자 안전과 의료진 보호를 위해 압수수색 집행을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단 주장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주 중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만나 필수 의료 현장 수사 관련 지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초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등 의료계 측도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와 경찰이 우선 면담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경찰청, 의료계와 수사지침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청색증(혈액 속 산소가 부족해 피부와 점막이 푸르스름해지는 상태)으로 치료를 받다 숨진 환아에 대해 수사하던 중 지난 9월30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의료계는 응급실을 상대로 경찰이 강압적 수사를 벌여 진료를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찰은 응급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진료 방해는 없었단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의료계는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명확한 수사지침을 이달 내로 확정해야 한단 입장이다. 박수현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공보이사(분당차병원 교수)는 "의료기관을 상대로 수사가 필요한 경우엔 임의수사를 우선으로 하고, 압수수색 집행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겠단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학회는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생명이 위급하고 감염 등에 취약한 필수 의료 공간에 대해 압수수색 집행을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관련 타임라인.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관련 타임라인.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실제 경찰이 소아응급실을 압수수색한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번 영장 집행 전 경찰은 아주대병원 측에 관련 자료 임의제출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EMR(전자의무기록)의 위변조 가능성을 우려해 압수수색이 불가피했단 경찰 측 주장에 대해선, 진료 공간에 직접 들어오지 않아도 전산실을 거쳐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단 입장이다. 응급실에서 EMR을 수정·변경하더라도 기록을 바꾼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전산실 서버를 통해 확인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요구대로 이달 내 응급실 수사지침이 마련된다고 해도 이미 사직의 뜻을 밝힌 현장 의료진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로, 이지숙 센터장을 포함한 3명은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센터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확정되는 수사지침에 따라 (인력 이탈이)어떻게 될지, 함께 할 전공의나 전임의(펠로)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전과 똑같은 (센터의)기능을 유지하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병원의 한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소모적인 공방을 피하고 (의료진 입장에서)최소한의 필요한 요구사항이 수사지침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단 생각"이라면서도 "환자에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사회적 비난의 중심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의정 사태 때도 버텼는데 이제 그만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말이 실제로 나온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료진이 구속수사까지 받았던 이대목동병원 이후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의사들이 소아 의료 분야를 더 기피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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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머니투데이 홍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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