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팔아 초단기 국채·배당 ETF로 피신…메타·알파벳은 매수[서학픽]

반도체주 팔아 초단기 국채·배당 ETF로 피신…메타·알파벳은 매수[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6.09.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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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과 코앞으로 다가온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서학개미들이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초단기 미국 국채로 몰렸다.

안전 지향적 성향이 커지며 주가 상승시 수혜를 누리면서도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해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로도 눈을 돌렸다.

반면 반도체주는 직전주에 이어 비중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순매수했던 엔비디아도 주가가 급등하자 금세 차익 실현에 나섰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27일~9월2일(결제일 기준 8월31일~9월4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억155만달러를 순매수했다. 3주째 매수 우위가 이어졌지만 순매수 규모는 직전 2주간 각각 약 10억달러와 8억달러선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1% 약세를 보였지만 나스닥지수는 0.3% 올랐다. 이후 지난 3~4일 이틀간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와 1.1%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27일~9월2일 사이에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를 가장 많은 1억1015만달러 순매수했다. 미국의 장기 국채수익률이 오르며 증시가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지 못하자 잠시 자금을 안전하게 파킹해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SGOV는 만기 3개월 이하의 초단기 미국 국채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국채 가격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또 국채 이자가 매월 분배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현금을 잠시 묻어 뒀다 필요할 때 즉각 현금화할 수 있는 파킹통장처럼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서학개미들이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메타 플랫폼스로 627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메타는 지난 7월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가 두달만에 다시 10위권에 진입했다.

서학개미들이 메타를 순매수한 이유는 대규모 소송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타는 지난 8월26일 자사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청소년들의 중독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 29개 주정부에 최대 166억80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메타는 그간 이같은 사법 리스크와 함께 막대한 AI(인공지능) 자본지출로 인해 주가 상승세가 억제되며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으로 S&P500지수와 거의 비슷하다.

알파벳 클래스 A는 5720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4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 중순부터 알파벳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알파벳이 자체 AI 반도체인 TPU(텐서처리장치)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클라우드, AI 모델인 제미나이에 이르기까지 AI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8월27일~9월2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8월27일~9월2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이 오르며 증시 랠리가 억제되자 주가 상승에만 기대기보다 확실한 현금흐름을 확보해 자산을 방어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졌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들은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에 투자하되 투자한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받아 매월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JP모간 나스닥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Q)를 4853만달러 순매수했다. JEPQ는 매월 현금흐름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주가 오를 때 상승폭이 제한된다는 단점도 있다.

미국의 우량 배당주에 투자해 분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도 298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SCHD는 2주째 순매수 10위 내에 포함됐다.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는 4639만달러 순매수됐다. 반면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못 들어 보수적으로 변한 투자자들의 성향을 반영했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는 449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온큐 주가는 지난 7월 말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가 8월 중순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에서 AI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하고 있는 아이렌은 4159만달러 순매수됐다. 아이렌 주가는 지난 8월 중순 이후 약세를 보이다 지난주 20.4% 급등하며 다시 상승 모멘텀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모더나와 함께 개발 중인 암 백신이 임상 3상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직전주 순매수 1위에 올랐던 머크는 추가 매수세가 이어지며 3628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외에 업무용 협업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호주 기업인 아틀라시안 코퍼레이션이 3146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처음으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아틀라시안은 올초 AI 발달에 따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으나 지난 8월초 어닝 서프라이즈를 전후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아틀라시안의 주가는 지난 7월23일 80.15달러에서 지난 4일 189.58달러로 두배 이상 급등했다.

8월27일~9월2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8월27일~9월2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김지영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8월27일~9월2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1억858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직전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5051만달러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가 급등하자 바로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다른 반도체주들에 대해서도 직전주에 이어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이 각각 8357만달러와 5063만달러, 플래시 메모리회사인 샌디스크가 7025만달러 순매도됐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801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SOXL이 8.8% 급락했음에도 순매도됐다는 점은 반도체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반도체 비중을 축소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욕구가 커졌음을 방증한다.

AI 수혜주로 광통신 부품회사인 코히어런트도 5452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4956만달러와 4390만달러 순매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는 지난 8월 초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120달러선에서 최근 180달러선까지 급등하자 차익 매물이 계속 출회되고 있다.

바이오테크 기업인 스파이어 테라퓨틱스는 지난 8월25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360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네오클라우드 회사인 코어위브는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라 막대한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3302만달러 순매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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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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