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군부 정권이 병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을 강제로 징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길거리에서 납치한 뒤 다른 지역 행정 관청이나 군부대에 넘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미얀마 남부 카렌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해가 진 뒤 외출을 꺼리는 젊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 사복 차림의 군부 관계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청년들을 임의로 붙잡아 군 복무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반군부 세력 등을 상대로 내전을 이어가며 병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이에 2024년부터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에게 최소 2년간의 의무 복무를 요구하는 징집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징집을 피하려는 청년들이 늘자 강제 동원 수법도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하부 행정기관 관계자와 범죄 조직이 결탁해 청년들을 납치한 뒤 징집 관련 기관이나 군부대에 넘기는 인신매매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곤에 사는 한 여성은 BBC에 남편이 지역 행정기관에서 일하는 사촌의 꾐에 빠져 다른 지역 구청으로 보내진 뒤 징집센터에 넘겨졌다고 호소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징집을 피하는 반면, 빈곤층 청년들이 강제 동원의 부담을 떠안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얀마 국방안보연구소 관계자는 BBC에 강제 징집이 사실상 현대판 노예제와 인신매매로 변질됐다며 검문소 체포와 위장 취업 알선, 무단 주거 침입 등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도 군부의 민간인 강제 징집을 비판해 왔다. 징집을 피해 해외로 떠나는 청년들이 늘면서 미얀마 내 노동력 부족도 심화하고 있다.
BBC는 군부 당국에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