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증시, 개인 인플루언서가 주가 흔들 정도로 취약
MSCI "주가 조작 계속, 법 집행 의지 의문"

세계 주요 벤치마크 주가 지수를 산출하는 금융 정보 기업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증시의 신흥시장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는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인도네시아 당국이 최근 발표한 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가 조작이 계속되고 유의미한 법 집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MCSI, 자카르타 증시 한 번에 두 단계 강등 경고
MSCI는 전세계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 시장, 독립시장 네 가지로 분류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같은 신흥시장으로 분류됐다.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재분류한다는 것은 증시 등급을 한 번에 두 단계 강등함과 동시에 글로벌 지수에서 퇴출한다는 것을 뜻한다. MSCI 지수는 프론티어 시장까지만 편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증시가 독립시장으로 강등될 경우 증시 폭락이 우려된다. MSCI는 지난 1월에도 자카르타 증시에 독립시장 강등 경고를 보냈다. 이때 현지 증시를 대표하는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9000선에서 5000 초반까지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JCI는 올해 들어 32% 하락해 전세계 증시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외국인 자금 6조원 탈출
블룸버그는 "자카르타 증시가 독립시장으로 재분류될 경우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 수요가 더욱 위축돼 주가가 추가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카르타 증시에서 49억달러(6조6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도네시아 현지 통화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달러당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도 폭락했다.
한국 키움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 소속 리자 카멜리아 수랴 나타 리서치 책임은 "인도네시아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외국인의 매도 압력과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JCI 지수가 더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MSCI는 내년 4월까지 자카르타 증시 등급 재분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6월30일 전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조작 거래로 주가 7000% 폭등, 개인 인플루언서까지 조작 의혹
자카르타 증시는 기업의 조직적인 주가 조작과 내부자 부패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MSCI의 지난 1월 경고 이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수뇌부 교체와 대대적인 단속, 개혁을 발표했지만 홍역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현지 건설자재 기업 베르카 베톤 사다야의 주가 조작 사건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 회사 주가는 7000% 넘게 폭등했다. OJK는 한국 미래에셋 현지 법인 관계자도 용의선상에 올렸다. 이 회사 주식은 지난해 2월부터 20개월째 거래정지 상태다.
독자들의 PICK
지금 892명 읽는 중
지난 2월에는 개인 인플루언서가 거짓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OJK로부터 53억5000만루피아(4억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자카르타 증시는 거래 물량이 매우 적은 편이라 주가 변동이 심하다. 주가 조작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인플루언서는 주가 조작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