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비의결권 주식 신설…부유세 통과돼도 캘리포니아 잔류 약속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캘리포니아주 잔류를 조건으로 지분 매각 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 중인 억만장자 부유세로 인해 저커버그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을 막으려는 조치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 이사회 특별위원회가 저커버그와 장기간 협상을 벌인 끝에 새로운 주식 구조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는 앞으로 8년간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회사를 이끌기로 약속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의결권이 없는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다. 메타는 기존 클래스 A·B 주식 보유자들에게 주식 1주당 의결권의 없는 클래스 C 주식 1주를 배당할 예정이다. 사실상 2대 1 주식분할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관련 정관 변경은 내년 1월19일 효력이 발생한다.
이를 통해 저커버그는 의결권을 유지하면서도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게 된다. 공시에 따르면 그는 신주 발행 이후 해당 주식의 5분의 1을 매각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보유 지분의 최대 절반까지 현금화할 수 있다.
저커버그가 새 주식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세금을 납부할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다음 달 3일 주민투표에 부쳐지는 부유세 법안은 순자산 10억달러를 초과하는 주민에게 일회성으로 5%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2460억달러(약 350조원)로 세계 5위다.
메타의 이번 조치는 AI 투자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회사 내부 전망에 따르면 메타는 AI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이르면 올가을부터 수년에 걸쳐 수천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산업 전반의 AI 전환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과 신규 사업을 뒷받침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주식 구조는 향후 신주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저커버그의 지배력이 약화하는 것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다만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창업자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의결권 주식 도입을 둘러싸고 소프트웨어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에서도 소송이 제기됐다. 메타 역시 2017년 소수주주들이 경영권과 경제적 지분 사이의 불균형을 문제 삼자 비슷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저커버그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이려는 이번 주식 구조 개편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05명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