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그런 논의 작업 진행 중" 중국은 트럼프 참여는 거론 안 해…백악관은 묵묵부답

미국, 중국, 러시아가 이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3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국 워싱턴, 중국 베이징, 러시아 모스크바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전 APEC에서 3자 회담을 갖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러한 회담을 조직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논의가 오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 논의가 오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까지 3자 회담 논의가 진행 중인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FT 질문에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FT는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가 APEC을 무대로 3자 회담을 열어줄 것을 중국에 요구 중이며, 중국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FT는 3자 회담이 개최되려면 세 정상이 논의할 수 있는 의제가 있어야 한다면서 의제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정상이 논의할 만한 가장 큰 현안은 우크라이나 전쟁인데, 러시아 쪽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 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논의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거리를 유지하던 중국이 선전 회담을 통해 평화의 중재자로 각광받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3자 회담이 열린다면 핵 무기 통제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사이에서 핵 군축 논의에 끼는 것은 손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는 "중국은 전략 (핵) 무기에 대한 정보 자체를 일종의 비장의 무기로 여긴다"며 중국이 정보 공유를 꺼리기 때문에 핵 군축 논의에 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PEC 행사 단독으로는 획기적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며 "3자 회담이 성사된다면 시 주석은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보여줄 수 있는 큰 성과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3자 회담이 성사되는 것 자체가 시 주석에게 이득이기 때문에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