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총리에 정치적 타격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이 69명의 사망자를 낸 고속열차 충돌 사고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엔테 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스페인과 같은 국가에서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처럼 심각한 사고가 두 번이나 발생한 후에는 직접적인 과실 여부를 떠나 직책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과 올해 1월에 발생한 고속열차 충돌 사고로 총 115명 이상이 사망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푸엔테는 의원직 사퇴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사임은 29일 조기 총선을 앞둔 페드로 산체스 총리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엔테 장관은 사회당(PSOE) 지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으며, 내각 내에서 산체스 총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인물 중 한 명이다. 올해 57세인 푸엔테는 산체스 총리가 집권하기 전부터 측근으로 활동해 왔으나 2023년 정식으로 내각에 합류했다.
현재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산체스 총리의 패배를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참사 이후 발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주 현지 매체 엘 문도(El Mundo)에 게재된 시그마 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사회당은 최대 45만 표를 잃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350석 규모의 하원에서 현재 121석인 의석수가 약 100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집권한 산체스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민자 문제, 그리고 당 및 가족을 둘러싼 부패 수사 등 거듭되는 위기 속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2023년부터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어 왔으나 고질적인 입법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데 번번이 실패해 왔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다.
푸엔테 장관은 지난달 28일 마드리드 남쪽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 이후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이날 마드리드 남쪽 약 130km 떨어진 우르다 마을 외곽에서 국영 철도회사 렌페 소속 열차가 정차 중이던 민영 철도회사 이리오 열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발생한 참사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유사 사고로 1월에도 열차 사고로 46명이 사망한 바 있다. 푸엔테 장관은 지난달 발생한 충돌 사고의 원인이 인적 오류에 있을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