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 최대 규모 감형…전국 사형수 30%↓
2019년 사형 집행 중단 이어 사형제 폐지 행보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내 사형수 548명 전원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 감형으로, 모두 승인되면 미국 전체 사형수 규모가 약 30% 줄어들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5일(현지시간) 공개 서한에서 "국가가 승인한 살인은 캘리포니아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고, 법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며 우리 모두의 존엄성을 떨어뜨린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이 조치를 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형 대상은 남성 529명과 여성 19명 등 모두 548명이다. 캘리포니아주 헌법은 중범죄로 두 차례 이상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을 사면하거나 감형할 때 주 대법원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상자의 약 70%인 382명은 대법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사형제 정보센터는 이번 조치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 감형이라고 평가했다. 감형이 모두 승인되면 미국 전체 사형수는 약 30% 줄어들 것이라고 센터는 밝혔다.
이번 결정은 8년간의 주지사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임을 준비하는 뉴섬 주지사가 대선 출마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민주당 소속인 뉴섬 주지사는 오랫동안 사형제에 반대해 왔으며 201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형 집행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미국 내 사형제에 대한 여론은 오랫동안 엇갈려 왔다. 전체 주의 절반 가까이가 사형제를 전면 폐지했지만, 플로리다·앨라배마·인디애나주 등 여전히 여러 주에서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2012년과 2016년 주민투표에서 사형제 유지에 찬성했다. 주 내에서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06년이다.
캘리포니아 사형수 가운데는 1993년 12세 여학생을 납치해 살해한 리처드 앨런 데이비스와 1970~1980년대 피해자 16명의 명단을 기록해 '스코어카드 킬러'로 불린 랜디 크래프트 등이 있다. 스콧 피터슨과 맨슨 패밀리 일당 등 다른 유명 살인범들도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피해자 가족 중에서도 사형제에 대한 입장이 엇갈렸다. 클라스의 의붓자매 제스 니콜은 과거 데이비스가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견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사법제도는 사형 집행이 피해자의 치유에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우리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에서 주의를 돌리는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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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섬 주지사는 이번 결정이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범죄 피해자 가족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지사로서 이 결정과 그 영향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며 "각각의 사형 집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 혼자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