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불리한 옵션 또 숨겼다"

"석유公, 불리한 옵션 또 숨겼다"

양영권 기자
2009.11.03 07:10

페루석유회사 인수서도 추가 비용 공개안해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비스트에너지 인수와 관련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석유공사가 남미 페루의 석유회사 페트로테크의 지분을 사 들이면서 인수옵션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인수비용으로 최대 3억달러를 추가 지불해야 하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는 지난 2월 석유공사가 콜롬비아의 석유회사 에코페트롤과 함께 페트로테크의 지분 전부를 50대50으로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지경부 등은 총 인수비용이 9억 달러로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이 각각 4억5000만달러씩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페트로테크의 기존 주주와 석유공사, 에코페트롤이 맺은 계약에는 유가 상승시 금액을 추가 지불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이는 당시 지경부의 보도참고자료에 없던 내용이다.

이같은 가격조절 메커니즘 조항에 따라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계약 후 2년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평균 배럴당 60∼70달러에 달할 경우 인수 비용으로 2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하고 평균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설 경우 3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국제유가는 지난 6월 월평균 60달러대로 상승했으며 최근 들어 8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페트로테크 인수 가격은 약 3억달러 높아져 석유공사는 그 절반인 1억5000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결국 초기 발표 때보다 인수가격이 30%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지경부는 "처음 페트로테크를 낙찰받을 때 가격이 18억 달러였지만 협상 과정에서 유가가 하락해 가격을 9억 달러로 낮출 수 있었다"고만 발표했다.

페트로테크가 보유한 광구의 생산량도 발표 때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부는 페트로테크 인수로 당장 하루에 원유(천연가스의 원유 환산분 포함) 1만배럴을 확보해 자주개발률이 0.3%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즉 페트로테크가 하루 2만배럴를 생산하는데 석유공사의 몫이 절반이라는 것.

그러나 인수 시점에 하루 생산량은 1만2000배럴에 불과했으며 현재도 생산량은 1만5000배럴에 머물고 있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은 "사업성은 제쳐놓고 일단 투자해 놓고 보자는 무분별한 실적주의와 부실한 경제성 평가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인수시기가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2월로 지연됐고 현지에서 시추기를 확보하기 어려워 증산을 위한 작업 일정이 늦어졌다"며 "투자 시점에서 평가한 경제성은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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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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