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30주년 기획기사]장애인 고용기업들의 노하우

온라인 취업정보 사이트 코리아잡(www.koreajob.co.kr)의 김창복 관리운영팀장(40)은 경력 8년차의 운영관리 총책임자이다. 최근엔 장애인 취업·생활정보 포털사이트 포옹(4ong.kr) 개발업무로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불사한다. 그는 전동휠체어 없이 다닐 수 없는 지체장애 1급이다.
"주위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하면 일 안하고도 편안히 돈 받으면서 살 수 있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고 해요. 하지만 주위 도움에 기대고 안주해버리면 한 명의 인간으로서 당당할 수 없습니다. 전 직업을 가진 후 비로소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돕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싶어요."
코리아잡에는 김 팀장과 같은 중증장애인 30명이 재택근무자로 일하고 있다. 이들 장애인 직원들은 지난 7년간 집에서 컴퓨터로 사이트 관리, 배너 디자인 업무를 효과적으로 해내고 있다.

기업에게 '장애인 고용'은 아직은 벽이다. 법에 따라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기업은 전체 직원 수의 2%를 장애인으로 채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통행로 등 시설 개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비장애인 직원과의 문화적 통합도 넘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장애인 고용도 단계별로 따라 하면 쉽다. 1단계는 '재택근무 혹은 외주업무 찾기' 2단계는 '내근직 중 적합 업무 찾기', 3단계는 '필요한 인력 직접 양성하기'.
◇재택근무로 성과 높이기='코리아잡'과 '포옹'을 운영하는 김동규 EK맨파워 대표는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고 출퇴근시키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재택근무를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
"일단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장애인과 접촉하기 시작하면 회사에 장애인을 응대하는 직원이 생기면서 장애인 문제에 대한 생각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25,300원 ▲350 +1.4%)은 전화 상담에서 길을 찾았다. 2000년부터 전화 상담에 장애인 재택근무 파트타임제를 도입한 것이다. 전화상담은 통화만 연결되면 굳이 현장근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는 '재택근무직'이라는 정규직제를 별도로 신설했다. 중증 장애인들이 집에서 근무하더라도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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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는 직무의 범위도 넓혔다. 이 회사는 전화상담 업무 외에 발권, 전산, 일반사무 등 분야에도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2005년 73명 수준이던 장애인 직원 수를 올해 중에 3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애인에게 맞는 직무 찾아내기=부산은행과 삼성증권은 '금융권이 장애인 고용률이 낮은 업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린 모범사례로 꼽힌다. 부산은행은 '금융권 업무가 장애인에게 부적합하다'는 생각을 전환, 장애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개발하는 데서 시작했다.
부산은행은 일반사무직, 여신관리부, 고객만족부 등 장애인이라도 무리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업무를 개발한 후 장애인을 채용, 우선 배치해왔다. 2004년 0.18%에 불과하던 부산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지난해 1.6%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증권(97,600원 ▲3,100 +3.28%)은 처음엔 환경미화, 자료실 정리 등 제한된 직무에만 장애인을 고용했다가 점차 장애인의 직무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현재 이 회사에 고용된 50여 명의 장애인 직원 중 일반 상담 및 프라이빗뱅킹(PB) 영업직에 근무하는 이들만 12명에 이른다.
◇필요한 인력을 직접 양성하기=제조업에서는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직무에 맞는 장애인 인재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맞춤식 훈련을 통해 원하는 인재를 훈련시켜 이들을 채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을 통해 장애인 훈련생을 모집하고 3~6개월간 교육을 마친 후 소정 평가를 거쳐 최종 입사를 결정한다. 2006년부터 삼성전자가 전기전자 정보처리 기계 사무행정 등 4개 분야에서 모집하는 장애인의 수는 연간 100명 이상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