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갈등설에 몸사리는 전경련 "우선 팩트 챙겨보자"

[현장+]갈등설에 몸사리는 전경련 "우선 팩트 챙겨보자"

서귀포(제주)=오동희 기자
2010.07.30 09:00

정병철 상근 부회장 간담회서 "언론에 사실 왜곡 말라" 불만

29일 오후 7시 제주 해비치호텔 인근의 한 식당.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긴장된 모습으로 기자 간담회 자리에 앉았다. 식사를 겸한 간담회 초기에 정 부회장은 최근 '정부와 재계의 갈등설'을 의식한 듯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입을 닫았던 정 부회장은 최근 정부와의 갈등설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문장 하나만 보고 마음대로 해석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 부회장은 개회사의 본질은 "정부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궁극적으로 발전하자는 것이다"며 "세종시와 4대강 얘기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도우는 발언을 한 것이었는데 잘못 전달됐다"고 입을 뗐다.

정 부회장은 "4대강은 필요하다고 본다. 산케이신문 구로다 한국지국장이 금수강산 얘기를 했는데 멀리서 보면 금수강산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쓰레기 더미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운하라면 말은 다르겠지만 4대강은 그야말로 수리사업 아니냐. 세종시와 관련해서도 과거 입장과 같다. 기업들이 가야한다는 것에 변한 건 없다. 천안함 문제도 마찬가지다. 좌파니 우파니를 이야기 한 게 아니다. 자료에 그런 이념적 내용은 없다. 국가 안보를 지키자는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때 시장에 간섭하는 듯한 정부의 발언이 나오면 전경련이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해친다고 강하게 반발했었는데 지금 입장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노무현 정부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안 맞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기업 때리기에 나선 것이 반시장적인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취임할 때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어원이 원래 마켓프렌들리다. 시장 친화적이라는 것이고 그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그런데 대통령이 그거에(비즈니스 플렌들리)에 대한 부담을 지금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수출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않느냐.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을 하나하나 해석하면 안되고 전체 문안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대통령 발언을 언론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접하지 않아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다.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서라도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말하는 것을 단편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일단 팩트를 들여다보자. 기업들 투자하고 있는데 우선 팩트를 챙겨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기업들이 고쳐야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30대 그룹 600대 기업 조사하고 있는데 상반기 통계가 안 끝났는데 투자나 채용 실적 기업조사 후 보고하겠다"며 사실 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관련해서도 "중소기업은 1100가지의 혜택이 있는데 성장해 중견기업이 되면 혜택은 제로다. 대기업이 되면 규제만 60가지가 새로 생긴다"며 중견기업 육성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이 우리나라의 99.7%인데 대기업은 0.2% 밖에 안된다. 중견기업을 키워야 하는데 이런 구조도 선진국에 비해 기형적이다"라며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정 부회장은 "청와대와 소통이 잘되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말했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그 어느 나라 기업보다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서민 행보와 관련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정말 살기 곤란한 사람들에 대해 지원하는 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5조원 달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는 듯했으나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정 부회장은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좀 기다려야하지 않겠나. 조석래 회장이 신병치료를 이유로 사의 표명했다고 야박하게 잽싸게 새 회장을 뽑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다. 상황을 좀 더 봐도 된다. 주요 업무는 부회장단이 역할 나눠서 하면 되고, 기존 업무는 사무국에서 그대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약 30명의 기자와 전경련 사무국 임원들이 참석했다. 당초 전경련 내부에서 최근 정부와의 갈등설이 확산되자 정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정 부회장은 굳이 그럴 필요 없다며 간담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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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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