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오일뱅크 인수 '일사천리'

현대重 오일뱅크 인수 '일사천리'

최석환, 우경희 기자
2010.08.11 16:18

(상보)항소 포기 IPIC 보유지분 70% 바로 인수...신임 사장 인사도 전격 단행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인수 작업을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사(IPIC)가 현대중공업에 오일뱅크 지분을 양도하라는 법원 판결을 거부하고 강행키로 한 항소를 전격적으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404,500원 ▼9,000 -2.18%)측은 11일 "지난 10일 저녁 IPIC 측이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중재 판정을 이행하기로 했다"며 "주식을 양수도 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날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지급, IPIC가 보유한 오일뱅크 지분 70%(1억7155만7695주)를 완전히 양도 받았다. 1조원은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국내 은행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오일뱅크 보유 지분율을 91.13%로 확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신임 사장 인사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권 신임 사장은 한국외대를 졸업한 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플랜트 영업부, 런던지사 외자구매부, 국내영업, 수출입 업무 부서를 두루 거쳤으며, 경영지원 총괄과 울산현대 호랑이 축구단 사장,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직을 역임했다.

이날 취임식에 앞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플랜트· 해양사업과 현대종합상사의 자원개발 능력 등을 잘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현대중공업이 향후 플랜트를 수주하는데 있어서도 (오일뱅크가) 석유화학공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를 포함한 조직개편 계획도 밝혔다. 우선 "경영진 및 이사진에 대해선 취임 후 파악해서 인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한 식구처럼 따뜻하게 대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사장 선임에 대해) 어제 연락받아 사실을 전해 듣고 오늘 바로 취임하게 됐다"며 "현대중공업의 문화 자체가 대표 바뀐다고 함부로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문화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옛 현대그룹의 부활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현대에서 원래 해오던 사업을 우리가 가져온 것 뿐"이라며 "현대가 재건 등으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의 취임으로 지난 2002년 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후 9년째 사장직을 맡아온 서영태 사장은 물러나게 된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IPIC는 그 동안 오일뱅크의 경영권을 놓고 ICC와 국내·외를 넘나들며 법정다툼을 벌여왔다. 최근 법원이 현대중공업의 오일뱅크 지분 70% 인수 권리를 인정했으나, IPIC 측이 주식을 숨기는 등 이를 인정하지 않아 갈등이 고조됐었다.

현대중공업도 인수자금 2조원을 법원에 송치하는 등 간접강제조치를 취하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 의지를 시사해왔다. 그러나 IPIC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현대중공업 역시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또 법적 비용과 경영상 손실에 대한 보상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PIC 측에서 항소를 취하키로 한 만큼 법적 비용이나 손실에 대한 책임 역시 묻지 않기로 했다"며 "이사회를 통해 세부 사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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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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