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상 문제 있다면 바로잡아야" VS "시장 논리 따라야"
-국회 정무위, 24일 유재환 정책금융공사 사장 상대로 추궁 예정
정치권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에 제동을 걸 것인가. 국회 정무위원회는 24일 현대건설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지분율 11.1%)의 유재한 사장을 불러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결정에 대한 의혹을 점검한다.
정무위는 논란이 되고 있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1조2000억 원의 성격·실체 및 담보제공 여부 등 우선인수협상자 심사과정의 문제점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치권이 현대건설 매각 과정을 국회 차원에서 다루기로 함에 따라 양해각서(MOU) 체결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채권단 간 실랑이 외에 새로운 중요 변수가 등장했다. 정책금융공사와 3대 주주인 우리은행(지분율 7.5%)의 지분을 더하면 정부 쪽 지분율은 20%에 육박해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지분율( 8.7%)을 크게 압도한다.
머니투데이가 23일 국회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 의원들이 "인수 후유증이 발생하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곰곰이 따져보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일부 의원은 국회 차원의 현대건설 추궁이 또다른 '외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경계했다. 대체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 의원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태도를 보였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표면상 사기업이 사기업을 인수하는 것이지만 정책금융공사 등이 관여돼 있어 공정한 절차를 거쳤는지 살펴야 한다"며 "나티시스 자금의 정당성 여부, 기망 행위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택기 의원도 "외환은행의 대주주는 론스타인데, 혹시 시중 의혹처럼 외환은행 조기 매각을 위해 현대건설을 무리하게, 빨리 처분하려 했는지 살펴야 한다"며 "특히 1조2000억원에 대해 시간을 두고 정확히 검증한 다음 MOU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권 의원은 "현대그룹이 자금압박에도 불구하고 인수했을 때 후유증이 국민 부담으로 오는지 국회가 짚어봐야 한다"며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의 지분을 합하면 정부 지분이 많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당연히 문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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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 의원은 "정부나 국회가 나티시스 자금을 문제 삼는데 대해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사기 치는 사람을 형사 보고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공적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반드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옥임 원내 대변인은 "베팅을 한 현대그룹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정부 투자) 자금 회수 과정 등에서 시장 논리보다는 도덕적 해이 여지가 있을 수 있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등을 감독기관이나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 의원은 '현대그룹의 MOU 체결과 관련해 문제없나'라는 질문에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게 (유재환 사장을 출석하도록 한 이유가) 아니다. 관련 내용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것이다. 설명 듣고 질의를 상식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타시스 예치금에 대해 역시 "상식선에서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성남 의원은 "아직 MOU 체결을 놓고 뭐라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인수자금 조달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확인하기 전에 '그렇다, 아니다'고 말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친박(친박근혜)계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은 '외압설'을 경계하며 시장논리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자금 조달시 나타시스 은행에 담보를 제공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서류에 하자가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 문제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직 결론도 안 났는데 금융당국이나 정부가 개입해 밖에서 흔드는 것은 현대차의 사주를 받았다고 보여 질 수도 있다"면서 "무리하게 자본시장을 흔들려 하면 안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