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추가 협상, 국내 자동차 업계 득실은

한·미 FTA 추가 협상, 국내 자동차 업계 득실은

서명훈, 김보형 기자
2010.12.05 18:23

미국차 가격인하, 안전기준 완화로 판매늘 듯…국내 부품업계도 수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 타결로 관세인하 및 안전기준 등에서 이익을 챙기게 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부품관세 철폐 혜택을 볼 전망이다. 하지만 국산 중·소형차의 FTA효과가 2007년 합의에서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산 차 싸지고 모델 다양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선 현행 8%인 미국산 승용차 관세는 4%로 인하되고 4년 후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특별소비세(2000cc 초과 차량)도 현행 10%에서 3년내 5%로 인하된다.

관세가 철폐되는 경우 미국산 승용차의 가격은 약 7.4% 인하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미국차중 가장 많이 판매된 포드 '토러스 3.5(3800만~4400만원)'는 3519만~4075만원으로 가격이 300만원 이상 내려가게 된다. 대형차의 경우 500만원 이상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

특소세 인하 효과도 상당하다. 특소세가 10%에서 5%로 낮아지면 미국차중 가장 비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1억2900만원)'의 세금은 1290만원에서 645만원으로 줄어든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특소세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도시철도공채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2000cc 이상 미국산 승용차의 경우 최대 12.7%까지 가격이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미국산 차 가격이 10% 이상 내려간다고 해서 판매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차와 국산차간에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펼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차에 대한 안전기준과 연비 및 배기가스 환경 기준이 대폭 완화되면 모델 다양화로 이어지면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연간 2만5000대 이하 판매되는 미국차는 미국 안전기준을 통과하면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 곧 연간 판매대수가 4000여대 안팎인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들은 앞으로 인증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돼 보다 다양한 모델을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12년부터 연비 17km/ℓ 혹은 CO2 배출기준을 140g/km 이하를 달성해야 하는 국내 기준도 2009년 기준 4500대 이하를 판매한 업체의 경우 19% 완화하기로 한 점도 미국차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품업계 최대수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애초 미국 수출 때 무는 2.5%의 관세철폐가 4년 뒤로 미뤄진 점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지난 2007년 합의 당시 배기량 3000cc미만 한국산 승용차는 FTA 발효 즉시 2.5%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나 이번에 배기량에 상관없이 발효 4년 뒤 관계를 없애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미국 수출 차량의 80%가 3000cc미만 중소형차로,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질 경우 대당 300~400달러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보며 소형차에 강점을 보인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또한 수입급증 시 관세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자동차에 적용된 점도 걱정거리다. 물론 국내 업체들이 현지공장 가동으로 직접 수출이 줄어드는 추세고, 세계적으로 자동차 세이프 가드가 발동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완성차 업계와 달리 부품업계는 FTA 발효 즉시 4%의 관세가 사라져 한·미 FTA 조기 비준을 바라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관세 인하로 대미수출액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 관세철폐는 미국서 공장을 가동중인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에도 도움은 줄 것으로 보인다. 현지 공장들은 주요 부품을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부품을 상당수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FTA 타결이 한국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부품관세 즉시 철폐로 올해 40억 달러로 추산되는 중소기업의 부품 수출액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45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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