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는 미래와 동반자… 시설투자 30조 육박
삼성이 5일 올해 투자와 채용계획을 역대 최대로 잡은 것은 '미래 선순환 사업구조로의 전환'과 '사회적 동반성장'을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이날 발표한 올해 총 투자액은 43조1000억원, 채용 인원은 2만5000명으로 각각 전년에 비해 18%, 11% 늘어난 것이다. 절대 규모나 증가율이 올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과감하다.
◇사상 초유의 투자 왜= 삼성은 지난해 반도체 사업의 '저력'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후발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다. 올해 반도체 시황도 그리 녹녹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부문의 시계도 불투명하다. 삼성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도 올해부터 LG를 비롯한 대만·일본 기업들의 견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런 여건에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후발 사업자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벌려놓는 한편, 태양광·바이오헬스·의료장비 등 미래사업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해 미래사업도 조기에 안착시키겠다는 게 삼성의 구상으로 보인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국가 경제 발전과 주력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와 채용을 단행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의 투자·채용 계획에는 사회와 동반자 관계를 돈독히 다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30조원에 육박하는 시설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중소기업들의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이 기여하게 된다.
또한 채용 계획상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전년 보다 1000명 늘린 9000명으로 잡았는데, 이와 별도로 대학생 인턴 채용을 전년 3000명에서 40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적 난제인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삼성은 올해 경력직과 기능직도 각각 5000명과 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00명(11%), 1000명(10%) 늘리기로 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기업 전반의 투자를 늘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0대 대기업의 총 시설투자 금액은 106조원으로 삼성이 23%(2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그만큼 삼성이 재계의 투자 확대 붐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이미 LG는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21조원의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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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조 투자 어디에 쓰이나= 삼성의 올해 투자 계획을 부문별로 보면 시설투자 증액이 두드러진다. 올해 시설투자액은 29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한다. 세부적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화성 16라인 설비투자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 비메모리 반도체 설비증설, D램 및 낸드 플래시 공정 업그레이드 등에 총 10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LCD 설비투자도 총 5조4000억원 규모다. 삼성은 올해 신규로 중국 쑤저우 7.5세대 LCD 공장 건설에 나선다. 내년까지 공장 건설에 2조6000억원을 투자된다. 여기에 기존 8세대 LCD 라인 보완투자도 예정돼 있다.
AMOLED 부문은 5조4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4조원 가량 늘어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까지 탕정 5.5세대 AMOLED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은 아예 AMOLED를 삼성 독주사업으로 굳히기 위해 연내 2공장 투자도 검토 중이다.
삼성은 또 올해 6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등 도전을 위해 TV 시설확장에 총 8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외에 차세대 수종사업 중 하나인 발광다이오드(LED)에도 7000억원의 시설투자가 진행된다.
삼성의 올해 R&D 투자액은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다. 올해 삼성의 R&D 투자는 태양광, 바이오헬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삼성의 미래사업과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비롯한 스마트IT 기기의 연구개발에 투자될 전망이다. 이외에 사성전자의 해외법인 증자와 삼성물산의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등에 1조1000억원의 자본투자도 단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