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휴대폰, TV 등에서 점유율 1등...삼성 프랑스법인을 가다
“삼성 없이 프랑스인들의 일상생활도 없다”(김석필 삼성전자 구주총괄 전무)
파리의 최고 부촌인 16구에 위치한 다티(darty) 매장.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최대 전자제품 체인점인 이곳을 찾았을 때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TV, 냉장고 등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돼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이었다.
휴대폰 담당 직원인 누느트 아메르 (Nounout Ameur)는 "터치폰을 찾는 고객에게 웨이브폰을 주로 추천한다”며 “웨이브723, 갤럭시S 등 삼성 휴대폰이 전반적으로 인기와 만족도가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리우트 아샤프(Grioute Achraf) 매장 매니저는 “삼성은 휴대폰과 TV 모두 경쟁사에 비해 디자인이 뛰어난데다 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이 나서 우리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삼성의 휴대폰 '플라틴(뮤직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삼성 제품이 가격이 싼 것도 아니다. 46인치 LCD TV의 경우 삼성의 가격(1499유로)이 필립스(1349유로), 소니(1299유로)보다 높다. TV의 평균구매단가(API)는 20% 이상 비싸다. 지난해 도입된 구겐하임 양문형 냉장고는 1899 유로 이상의 고가 제품이다.
프랑스에서 삼성의 위상은 통계치를 보면 더욱 확연하게 알 수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 6년 연속 1위, TV 부문과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는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 1999년 처음으로 프랑스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05년 21.2% 시장 점유율로 처음 1위에 올랐고 2010년에는 39.3%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GfK의 프랑스 휴대폰 히트 리스트 ‘톱10’에 절반(5개)이 삼성 휴대폰일 정도다.
삼성 TV는 수십여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TV 시장에서 2006년 21%로 처음 선두로 치고 나갔고 2010년에 30%의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제품 3D TV는 시장점유율 이 45%에 달한다.
백색 가전의 얼굴격인 냉장고에서도 삼성전자는 30여개 업체와의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양문형 냉장고는 시장 점유율 44%를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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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품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동시에 삼성전자는 2010년 프랑스 브랜드 선호도 랭킹에서 최초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즉 ‘당신이 생각하는 톱브랜드는?’, ‘톱 브랜드 3개를 생각나는 대로 댄다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이 세 질문 모두 삼성이 1위가 된 것.
그렇다면 이 같은 1위의 비결은 뭘까? 최근까지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장을 지내다 구주총괄로 옮긴 김석필 전무는 제품력이 뒷받침된 가운데 요리, 패션, 박물관 등 지극히 프랑스적인 것들에 집중했던 마케팅 전략을 첫손에 꼽았다.
런던법인장 시절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구단을 후원하며 “축구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던” 그는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서는 축구가 아니라 문화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맨 처음 선택한 것이 ‘쿡(cook, 요리)’ 마케팅이었다. 미슐랭 가이드가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행사’를 후원했다. 그리고 범위를 패션 디자이너 뽑는 행사로 넓혔고 루불박물관 등 박물관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한 요리사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레종 드 뇌르 훈장을 받는 자리(엘리제궁)으로 김 전무를 초청하기도 했다. 사르코지가 ‘삼성 넘버 원’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을 때의 뿌듯함을 그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 전무는 “1980년대에 프랑스에 유학 오면 싼 맛에 삼성제품을 썼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파리의 부촌 16구에서는 삼성 TV를 거실에 두고 자랑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전략이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한 것은 제품력이었다. 김 전무는 “전환점이 된 계기는 제품이 해가 다르게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의 경우 2005년 카메라를 가장 먼저 탑재했고 슬라이드폰이 도입됐을 때도 트렌드에 앞서 갔다는 것이다. 터치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엎치락 뒤치락 했지만 제품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는 것.
TV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김 전무는 “평면 TV가 나오고, 디지털 TV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내내 앞선 제품을 내놓았고 보드로TV로 디자인에서도 압도했다”며 “LED, 3D 등으로 시장을 리드했다”고 말했다.
AS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월드컵기간 때는 24시간 대비하면서 특별서비스를 했다. 간단한 고장이 나도 고치려면 하세월인 프랑스에서 이 같은 AS는 즉효약이었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표방하고 요구한 것 이외에 ‘더 해 드려야 할 게 없냐’고 ‘+1 서비스’도 진행했다.
현지화한 고용전략도 한몫했다. 500여명의 법인 직원 중 주재원 11명 등 한국인은 30여명에 불과하다. 프랑스식의 임직원 복지혜택 등으로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은 현지의 비영리 조사기관인 CRF으로부터 지난해말 ‘최고의 고용주(Top Employer)’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용성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장(상무)는 “프랑스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유럽의 다른 국가보다 강하다”며 “주요제품 시장 1위 DNA를 브랜드 선호도로 확대해 1위 유지 및 고급화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