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아름다워야 창업도전 가능, 연대보증 없애버리는 게 핵심"

"실패가 아름다워야 창업도전 가능, 연대보증 없애버리는 게 핵심"

유병률 기자, 이현수
2011.06.23 06:00

<a href="http://news.mt.co.kr/issue/hotissue.html?sec=all&hid=201106171020043784"><span style='color:#EC0033;'>[창간 10주년 기획] 88만원 세대를 88억원 세대로</span></a>

■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인터뷰

이민화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도전하고 혁신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 혁신은 20대의 기업가정신에 달렸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민화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도전하고 혁신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 혁신은 20대의 기업가정신에 달렸다"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실패가 아름다워지도록 만들어야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이민화 KAIST 초빙교수는 인터뷰 내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를 역설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성장해온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er, 빠른 추격) 전략에서는 실패가 나쁜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추구해야 할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선도자) 전략에서는 실패가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1985년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했던 이 교수는 초대 벤처기업협회장을 역임한 벤처 1세대이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서울 도곡동 KAIST연구소에서 있었다.

대담=유병률 기획취재부장

-20대가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건 기성세대의 책임 아닌가.

▶ 당연하다. '도전할 수 있는 사회'를 기성세대가 만들지 못하니깐 스펙이 경쟁력이 돼버린 거다. 스펙은 과거의 품질을 보증하는 매뉴얼일 뿐이다. 중진국 진입과 선진국 진입은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다. 20대가 기존 패러다임에 젖어 있으면 변화가 어렵다.

-도전하는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 실패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한국이 중진국 올 때까지는 실패는 나쁜 것이었고, 또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에 별로 실패할 일도 없었다. 그러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실패가 아름다운 문화가 돼야 한다. 아름다운 실패는 혁신경제의 필요조건이다.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패를 아름답게 만드는 인프라는 무엇인가.

▶ 연대보증제도 문제 해결이 핵심이다. 연대보증을 했다가 실패하면 사회에서 매장된다. 그런 게임에 누가 뛰어들 수 있겠나. 신용보증기금 등의 연대보증인에 대한 회수실적을 보면 실익이 없을 정도도 저조하다. 반면 신용불량자 양산 같은 폐해는 크다. 차라리 회수율보다 높은 추가금리를 가산보증료로 납부하도록 하고 연대보증을 면제하도록 해야 한다.

-안철수 교수 같은 분은 학생 창업에 반대한다. 청년 창업의 바람직한 경로는.

▶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에서 시작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학생 창업이다. 메디슨도 학생 창업이었고, 지금의 컴투스나 게임빌도 그렇다. 청년 창업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 특히 뉴미디어쪽은 학생 창업의 성공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남들이 가지지 못한 핵심 역량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런 건 스펙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정부의 청년창업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회와 자원, 그리고 기업가정신 이 세 가지이다. 정부가 창업자금 지원 등의 예산을 늘리고 있는데 이건 과거형 정책이다. 자원 투입하면 아웃풋(성과물)이 나온다는 식이다.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리면 기술이 발전할 거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정부가 할 일은 자금 지원 같은 게 아니라,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혁신적인 교육이란 어떤 건가 .

▶ 지금은 대학에서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사회 나가서 쓸모가 없다. 패러다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콘텐츠(정보)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콘텍스트(맥락)와 일하는 방식을 가르쳐야 한다. 빈칸 채우기가 아니라, 줄 긋기(상관관계 찾기)를 가르쳐야 한다. 교수는 가능한 조금만 얘기하고 학생들이 문제를 찾도록 해야 한다. 정답보다 질문 하는 게 중요하다. 인적 자원의 경쟁력이 올라가면 국가의 경쟁력은 저절로 올라간다.

정리=이현수 기자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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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

안녕하세요. 티타임즈 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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