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만 알고 남들이 몰랐던 하이닉스의 진짜 가치는?

'SK'만 알고 남들이 몰랐던 하이닉스의 진짜 가치는?

오동희 기자
2011.11.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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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투자능력, 줄어든 미래투자 부담, 변동성 줄어든 반도체 시장

지난 10년간 하이닉스 지분 매각 협상에서 늘 상 발목을 잡았던 것이 '투자 부담'과 '산업의 변동성'이었다.

하이닉스(2,282,000원 ▲132,000 +6.14%)인수기업으로 거론되면 그날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하이닉스=리스크(위험)'로 인식돼 왔다. 무디스는 11일SK텔레콤(104,800원 ▲1,800 +1.75%)이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고 밝히자 신용등급 강등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과연 그럴까.

◆버는 돈으로 충분히 투자 가능한 하이닉스 구조=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하이닉스가 적자 기업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1999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빅딜에 따라 과도한 부채를 떠안으면서였다.

실질적으로 하이닉스의 에비타(EBITDA=영업이익+상각비)를 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25조 4460억원이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이만큼이라는 얘기로 연평균 2조 5446억원을 벌었고, 이를 감가상각 등으로 떨어냈다. 영업활동을 통해 외부차입 없이도 매년 2조 5000억원의 투자는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4번의 적자(2001년 1조 9100억, 2002년 6710억, 2003년 700억, 2008년 1조 9210억원)가 있었지만 10년 누계로 5조원, 특히 최근 5년간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기업이다. 반도체 사업 자체가 100미터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것을 안다면 하이닉스의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미래 투자 부담 크지 않다=지난 2007년 전세계 반도체 기업 전문가들이 참가한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 회의가 국내에서 처음 열렸다. ITRS는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미래 반도체 기술진화 스케줄을 짜는 곳이다.

당시 300mm 웨이퍼의 차세대 기술인 450mm가 5년 후인 2012년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450mm 라인 1개에 대한 투자 규모는 300mm 투자(5조원 내외)의 1.5배에서 2배 정도로 6조~8조원은 투입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2011년말 현재 전세계 어디에서도 450mm 투자에 대한 논의는 없다. 지난 9월 인텔, IBM, 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TSMC 등 5개 반도체 회사들이 새로운 450mm 칩 웨이퍼 연구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미국 뉴욕 주에 4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단계에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기술의 진화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얘기로 향후 5년 이내에 대규모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미세회로 공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20나노 공정(ArF 광원사용)까지 개발되고 있으나, 그 이후 미세공정을 위한 새 광원(EUV)을 도입할 시기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업그레이드 투자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의 투자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변동성이 줄어든 반도체 시장=과거 D램 가격변동에만 의존하던 반도체 기업들은 4년마다 소위 '실리콘 사이클(3-4년마다 급등락을 거듭하는 반도체 시장 주기)'로 홍역을 치렀었다. 그럴 때마다 몇 개의 D램 기업들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2004년경 이후 낸드플래시의 등장과 함께 D램 가격 하락의 버팀목이 생겼다. D램 시장이 좋지 않을 때도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했다. 하이닉스는 그 과정에서 D램 2위, 낸드플래시 3위의 지위에 올랐다.

게다가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의 새 영역이 확장되면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2004년 10월 비메모리사업을 매각해 이 분야에 손을 땠으나, 사업제한 기간이 끝난 지난 2008년 6월부터 이 분야를 키우기 시작했다. 아직 빛을 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통신 분야 강자인 SK가 모바일 AP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쏟는다면 하이닉스는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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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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