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수반하는 첨단 업종이거나, 기존 사업 유관사업 확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의 사업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며, 이를 제한하기 위해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총제가 풀린 이후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자영업자의 사업영역까지 넓혔다는 뉴스는 팩트(사실)일까? 계열사가 많이 늘어난 주요 그룹 중 CJ, SK, LG 등은 지주회사여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여서 계열사 증가와 출총제와는 무관하다.
올해 국내 30대 그룹의 투자 151조원 중 32%(47조 8000억원)를 투자하고, 올해 30대 그룹의 채용의 21%인 2만 6000명을 채용하는 삼성은 어떨까? 삼성은 거의 대부분을 첨단 업종과 기존 사업의 유관사업에 투자했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신수종 첨단 산업 계열사 늘었다=삼성은 지난 2009년 3월 25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후부터 올 1월2일까지 총 6개사가 계열사에서 제외됐고, 22개 회사가 추가됐다. 2년 9개월동안 계열사 순증은 16개사다.
아이마켓코리아가 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차원에서 매각됐고, 삼성광주전자,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삼성전자에, 삼성네트웍스는 삼성SDS에, 에이스디지텍은 제일모직에 각각 합병돼 계열사에서 제외됐고, 용산역세권개발은 삼성물산이 이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지분을 매각해 계열사에서 빠졌다.
새로 삼성 계열에 편입된 회사는 삼성LED 등 22개사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헬스 분야가 6개사(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메디슨, 메디슨헬스케어, 레이, 프로소닉, GES)다.
전자분야는 삼성LED, SSLM (LED 잉곳 및 웨이퍼), 에스유머티리얼스(디스플레이 폴리이미드) 등 3개사, 화학분야는 에스엔폴(생분해성수지), SMP(폴리실리콘), STM(2차전지 활물질) 등 3개사가 추가됐다. 중소기업이 투자하기 힘든 첨단업종이다.
소프트웨어분야에서 미라콤아이앤씨(MES 솔루션), 에스코어(모바일 OS), 오픈핸즈(SW 보안 품질관리), 이엑스이씨엔(물루솔루션) 등 4개사도 계열에 편입됐다. 에스원은 첨단 IT 보안사업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시설경비업인 휴먼티에스와 보안콜센터 서비스 회사인 에스원씨알엠을 신설했다. 기존 업종과 연관성을 가진 사업들이다.
이 밖에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삼성물산 송도랜드마크시티(유)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사업과 상관없는 자회사로 설립됐고, 제일모직이 이탈리아의 명품 회사인 콜롬보 비아 델라스피가를 인수했으며, 호텔신라는 커피전문점인 식음료 회사 보나비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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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추가된 22개 계열사 중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나비(커피전문점 아티제)를 제외하면 문어발식 확장의 근거가 되는 '중소기업' 업종이나 자영업자 업종과는 거리가 멀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헬스나,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 추가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티제, 제일기획 등 개인지분 없어=최근 논란의 핵심은 대기업 오너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들은 자영업자들의 먹거리 사업까지 뺏으며 자신들의 배를 불린다는 주장이다.
삼성이 지난해 지분을 매각한 아이마켓코리아도 마찬가지였지만, 보나비에는 삼성가 일가의 지분이 1%도 없다. 아이마켓코리아가 벌어들이는 돈은 주주인 삼성계열사와 합작 외국계, 일반 투자자인 개인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었고, 삼성가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었다.
커피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도 마찬가지다. 보나비의 지분은 100% 호텔신라가 보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7.4%를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SDI 등 계열사가 총 1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호텔신라에 투자하는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다.
호텔신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부진 사장의 지분은 '0%'다. 보나비가 아티제를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여도 이 사장 개인 주머니를 채우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몇 단계 거쳐 지분구조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1%도 관련이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이서현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제일기획도 마찬가지다. 삼성의 광고물량을 통해 제일기획을 밀어준다고 이서현 부사장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일은 없다. 이 부사장이 제일기획의 지분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출총제가 해법이다?..일자리는?=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지난 2년 9개월 동안 추가로 편입시킨 22개 계열사의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는 첨단 업종이거나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동안 이 기업들을 통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투자도 늘려왔다.
재계 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하면서 정작 계열사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면 어떻게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재계는 논리적 비판은 기업이 수긍하고, 고쳐나가는 밑거름이 되지만 '마녀사냥'식의 일방적인 비난은 국가 산업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삼성 추가 계열사 22개 현황, 2012년 1월 현재>
<바이오헬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메디슨, 메디슨헬스케어, 레이(의료용 X-레이), 메디슨 협력업체 프로소닉(프로브 제조업체), GES(진단기기 판매 및 반도체 장비업체)
<전자>
삼성LED, ㈜SSLM(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사파이어 잉곳 및 웨이퍼 합작사), 에스유머티리얼스(디스플레이용 폴리이미드 개발 제조 및 판매)
<화학>
에스엔폴㈜(삼성정밀화학 자회사 생분해성수지 전문기업), SMP(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폴리실리콘 합작회사), SMT(삼성정밀화학과 일본 도다공업 2차 전지용 활물질 소재 합작사)
<소프트웨어>
삼성SDS 자회사=통합생산관리(MES) 솔루션 업체 미라콤아이앤씨, PC 모바일 OS 업체 에스코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SW 보안 품질 오픈핸즈, 물류솔루션 전문업체인 이엑스이씨엔티
<경비, 보안>
에스원 자회사=시설경비업 휴먼티에스, 보안 콜센터서비스회사 에스원씨알엠
<기타>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삼성물산 송도랜드마크시티(유), 콜롬보코리아(제일모직 이탈리아의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 인수), 보나비(호텔신라 식음료 자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