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결국 유류세 인하가 해법?

기름값, 결국 유류세 인하가 해법?

류지민 기자
2012.02.26 14:03

기름값이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고 있는 기름값 안정 대책들이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을 줄이는 데에만 집중돼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만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23일 정부는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고유가 문제의 대책을 내놓았다. 알뜰주유소 조기 확대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시장 개설, 석유수입업 활성화 등 정유사와 주유소의 유통마진을 줄여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 가운데 유통마진은 지난 2010년 리터당 152원에서 지난해 149원, 2012년 2월 셋째 주에는 143원으로 이미 상당폭 줄어든 상태여서 추가로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알뜰주유소' 확대vs위헌

현재 정부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기름값 인하 대책은 '알뜰주유소'다. 정부는 농협 NH주유소 300여 곳을 포함해 올 1분기 중 400여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알뜰주유소 인근의 주유소들이 알뜰주유소에 맞춰 가격을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알뜰주유소 전환 후 고속도로 주유소의 경우에는 10%, 서울 1호점은 100%가량 판매량이 증가해 소비자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주유소 업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경기도지회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 자영주유소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또 일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에서 주장하는 인하폭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도입에 정유사 "글쎄···"

다음 달 말부터 시행 예정인 석유제품 전자상거래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석유제품을 매매하는 구조다. 유통구조가 투명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리터당 약 5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전자상거래 시장 공급자에게 공급가액의 0.3%에 해당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시행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정유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유사 네 곳 모두 "세부적인 운영 방안이 정해지면 검토해 볼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사실 기름값에서 정유사 마진은 2~3%에 불과해 우리가 100원 내린다고 해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며 "하지만 알뜰주유소도 그렇고 내키지 않아도 정부에서 하라면 어쩔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정부와 정유사 간에 논의가 아주 순탄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는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해법은 유류세 인하 뿐

기름값은 '수입원가+유통마진+유류세'로 구성된다. 유류세를 인하하면 기름값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유류세 인하 정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하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명시돼 있다"며 당분간 유류세 인하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유류세 인하가 실제 기름값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 2008년 3월 유류세를 10% 인하했음에도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당시 국제 유가가 140불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았다면 기름값은 훨씬 더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유류세 가운데 현재 11.37%가 부과되고 있는 탄력세 부분을 -11.37%로 인하하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2.3원 내려간다. 탄력세 제한폭인 -30%까지 내린다면 277.08원까지 싸질 수 있다. 26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1.57달러로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 기준으로 제시한 130돌파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에 의해 국내유가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것이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과 같은 유가 상승기에는 유류세 인하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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