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난 10일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한 승용차의 개별소비세 인하를 발표하자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정부 안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배기량 2000cc이하는 기존 개별소비세 5%에서 1.5% 포인트 인하한 3.5%, 2000cc이상은 기존 8%에서 1.5% 포인트 인하한 6.5%로 결정됐다. 당장 법령개정 없이 바로 다음날부터 소비자들이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을 보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바뀐 가격이 공개돼야 했다.
현대차(536,000원 ▼20,000 -3.6%)등 국산차 업체들은 언론에 인하폭을 알리는 자료를 비공식으로 배포하고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는 달랐다. 국산차와 달리 출고가(공급가액)에서 차량가액을 단순 역추적으로 계산해 개별소비세 인하 폭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인하된 가격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이미 계약한 수입차를 등록시키려고 했던 일부 딜러들은 본사방침이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수입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수입원가에 붙는다. 차값은 수입원가에 관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세금과 각 모델에 따른 유통비용, 수입업체와 딜러 마진 등이 붙고 최종적으로 부가세가 더해져 소비자가격이 형성된다.
국산차의 경우엔 소비자가에서 부가세 10%를 뺀 후 차량가액을 역추적해 바뀐 개별소비세를 산출하면 일반 소비자들도 대략 어느 정도 싸지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지만, 수입차는 소비자가를 알아도 유통비용, 딜러마진 등이 모델별로 달라 예상조차 하기가 힘든 구조이다.
수입원가를 알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은 수입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가격이 같은 5000만원짜리 차에 개별소비세 인하폭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더라도 인하된 가격은 틀릴 수 밖에 없다.
중간 마진이나 유통비용을 많이 포함시키면 세금을 인하한다 하더라도 그 폭이 줄어들 것이고 반대로 적게 포함시키면 인하폭이 크게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입업체들은 서로 얼마나 내리는지 눈치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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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약속이나 한듯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들은 개별소비세 인하폭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모델들의 수입원가가 이처럼 똑같을 리는 없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입장에서 수입차의 가격 결정 구조는 '신뢰'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