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비 비상체제', "일본차 반사이익?"

현대차 '연비 비상체제', "일본차 반사이익?"

안정준 기자, 최종일
2012.11.05 17:07

딜러 소집해 비상 대책회의 나서…국내외 판매 영향에 촉각

"주말 반납하고 당직을 섰다. 아직 고객들로부터 뚜렷한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긴장을 풀 수 없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연비 과장 사태에 직면한 현대·기아차(153,400원 ▼5,000 -3.16%)는 문제가 불거진 지 사흘째인 5일 전 임직원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미 현지 법인은 딜러를 소집해 현황을 취합하고 대책 마련과 관련된 논의를 나눴다.

증권가에서 수조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153,400원 ▼5,000 -3.16%)관계자는 5일 "부서별로 비상회의를 열고 주말 사이 국내외 시장 반응을 체크하며 추가적인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비과장의 진원지인 미국 시장의 판매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 미 법인은 연비 문제가 불거진 2일(현지시간) 즉시 딜러 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미 딜러는 국내와 달리 영업과 판매, AS 권한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주로 연비와 관련된 현재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회의를 가졌다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비과장에 따른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판매가 줄어들 수 있어 현대·기아차가 이달부터 현금 할인폭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현금할인을 가장 적게 해 온 자동차 메이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금할인과 관련된 어떠한 결정도 없었다"며 "시장 동향을 지켜보면서 판매와 관련된 변화가 생길 경우 생각해 볼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비상이 걸린 것은 국내 영업본부도 마찬가지다. 국내시장에서도 연비는 소비자 최대 구매 요건이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 차종에도 연비과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터넷상에서 확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판매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 차량과 국내 차량은 기본적으로 다른 엔진을 쓰기 때문에 비슷한 연비 과장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연비과장의 원인인 각종 저항 값 수치도 국내 도로 사정을 정확히 반영해 대입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연비 문제가 현대·기아차 현지 판매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일부에서 토요타의 2009년 리콜 사태와 비교하기도 하지만 연비 오기는 안전 문제와 관련이 없다"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당시 토요타 만큼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티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의도적으로 연비를 부풀렸다면 브랜드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미 언론이 이번 오기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향후 손실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인 현지 보도가 이어질 경우 토요타와 혼다 등 연비에 강점을 가진 일본 브랜드들이 반사 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집계한 2011년 기준 미 자동차 브랜드별 평균 연비 순위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27.5MPG(Miles Per Gallon)와 27.2MPG로 1,2위를 차지했으며 혼다(25.7MPG)와 토요타(25.1MPG)가 각각 3, 5위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연비가 수정되면 현대·기아차 차량의 평균 연비는 1MPG 하향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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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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