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아이패드 2개 사니 항공권값이…"

"日서 아이패드 2개 사니 항공권값이…"

이지혜 기자
2013.02.21 06:30

엔 약세에 현지 가전·화장품 인기… 아이패드는 국내보다 9만~23만원↓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돈키호테는 식품, 잡화, 의약품, 화장품, 바디헤어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서 쇼핑하기 좋다(사진제공=돈키호테)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돈키호테는 식품, 잡화, 의약품, 화장품, 바디헤어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서 쇼핑하기 좋다(사진제공=돈키호테)

업무 때문에 일본 출장이 잦은 직장인 김지연 씨(29세). 지난해에만 7번 일본을 다녀왔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한 셈이지만 김 씨는 일본 출장에 딱히 큰 매력을 못 느꼈다. 워낙 자주 찾는 곳인데다 살인적인 고물가로 쇼핑할 엄두조차 나지 않아서다.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1500원씩 했기 때문에 쇼핑은 커녕 업무를 마치고 혼자 하는 식사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올 들어 이 상황에 조금씩 반전이 보였다. 원/엔화 환율이 1200원 밑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1150원대까지 낮아졌다. 순전히 환율로만 20% 이상 할인효과가 생긴 셈이다.

"이거 봐라." 김 씨는 일본 출장 때면 무심코 지나쳤던 쇼 윈도우의 상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김 씨는 내달 초로 예정된 도쿄 출장에서 큰 맘 먹고 아이패드를 3대를 지를 생각이다. 1대는 자신이 쓰고, 2대는 친구들 부탁으로 구입하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한국보다 대당 14만원이 저렴하다. 3대를 사가지고 온다면 왕복 항공권 비용이 빠지고도 남는다.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미니

원/엔화 환율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구매 1순위는 단연 아이패드. 애플은 전 세계 판매가격을 똑같게 책정하기 때문에 원/엔화 환율 하락의 수혜를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실제 뉴아이패드 32기가는 일본에서 구입하면 4만7000엔(54만5200원)으로 한국보다 14만1800원이 저렴하다. 같은 제품 64기가의 경우 일본에서는 5만4000엔(62만6000원), 한국에서는 86만원으로 23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휴대하기 좋은 아이패드미니는 16기가 제품이 일본은 2만9000엔(33만6000원), 한국은 42만원이다. 역시 9만원정도 저렴하다. 이 때문에 요즘 일본을 자주 찾는 한국인들은 물론 주한 일본인 주재원들 사이에서도 아이패드는 1순위 쇼핑 품목이 되고 있다.

◇아이패드·카메라 같은 전자제품 '엔저효과' 노릴만

인기 쇼핑 품목으로 카메라도 빼놓을 수 없다. 니콘 D800모델은 일본에서 22만5600엔(261만7000원). 한국에서는 307만9000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46만원이 싸다. 한국에서 가장 싼 가격인 병행수입 제품보다도 일본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일본 화장품도 이제는 다시 봐야할 득템 품목. 일본의 가격비교 사이트(KAKAKU.com)를 통해 조사한 결과 SKⅡ 트리트먼트에센스(215ml)는 현재 일본에서 9400엔(10만9000원)을 받고 있다. 한국 면세점에서 사는 것보다 5만원이상 저렴하다. 같은 브랜드의 인기제품인 슈에무라 클렌징 오일(450ml)도 현재 일본에선 7000엔으로 환율을 감안하면 8만1000원이다. 반면 국내 면세점에선 같은 제품을 10만5000원 정도에 팔고 있다. 화장품 몇 개만 잘 사도 일본행 편도 항공권 비용이 빠지는 셈이다.

제품은 워낙 좋으나 엔화 강세 시절에는 엄두도 못 냈던 세라믹 칼도 이제는 부담이 한결 덜해졌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대표적 주방가구다. 교세라 세라믹 과도의 경우 일본 현지에서는 2만3000원(2000엔)~3만5000원(3000엔) 선으로 한국보다 많게는 1만5000원 이상 저렴하다. 같은 브랜드의 부엌 칼도 현지에서 최저 5만8000원(5000엔)이면 구입할 수 있어 한국보다 3만~4만원 정도 저렴하다.

시세이도 아데노바이탈 스캐프 에센스
시세이도 아데노바이탈 스캐프 에센스

◇한국에 없는 제품 '득템'도 인기

엔화 약세는 한국에는 아예 없는 제품들의 일본 현지 구입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시세이도는 일본에서 최근 헤어케어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모발 촉진제 아데노바이탈 스캐프 에센스(180ml)는 2700엔(3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5% 정도 할인된 셈이다. (3월 국내에서도 출시 예정, 가격미정)

일본에서 유명한 드럭스토어인 돈키호테의 인기판매 리스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돈키호테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들이 일본 돈키호테 매장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뷰티&헬스 제품은 △휴족시간 △로이히츠보코(동전파스) △아이봉(안구세척제) △네츠사마시트(해열시트) △퍼펙트휩 폼클렌징 △비오레 사라사라 파우더시트 △비오레 후쿠다케코튼(클렌징 티슈) 등이다. 특히 퍼펙트휩이나 휴족시간은 엔저 시대를 맞아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일본 제품들을 현지에서 싸게 구입하는 것도 '똑똑한' 쇼핑이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제품은 △마쉐리 아쿠아 듀 에너디 EX △마죠리카 마죠르카 래쉬킹 마스카라 △시세이도 아이래쉬 컬러 △엘리자베스 코팩 △키스미 히로인 스무스 리퀴드 아이라이너 등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여행이 이전까지 관광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엔화 약세 추이를 보며 쇼핑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한국 가격과 비교해 더 저렴한 상품들을 구입하면 여행의 재미가 배가되고 여행비용도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물용으로 좋은 휴족시간(498엔부터)과 퍼펙트휩 클렌징폼(298엔부터)
선물용으로 좋은 휴족시간(498엔부터)과 퍼펙트휩 클렌징폼(298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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