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GM과 GM의 '진실게임'

[기자수첩]한국GM과 GM의 '진실게임'

안정준 기자
2013.03.14 14:38

“한국공장의 생산성이 높지 않다면서 왜 미국공장의 엔진물량을 한국으로 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GM 본사가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공장에서 만들던 1.4ℓ 가솔린 엔진을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을 두고 한국GM 내부에서 나온 말이다.

한국GM은 최근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한국이 고비용 국가로 분류된다'고 GM 주요임원들이 수차례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달 한국을 방문한 팀 리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이 GM의 차세대 제품을 생산키 위해서는 원가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고성 발언도 했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한국GM 물량의 오펠(GM의 유럽 자회사) 이전설과 군산공장의 신형 크루즈 생산 중단 등 이슈가 터질 때 마다 한국GM은 "비효율성 때문에 일감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생산성이 GM의 지적만큼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엔진만 해도 미국보다 경소형 생산에 최적화된 한국 공장의 생산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오펠로의 물량 이전설이 나온 이유도 따지고 보면 한국GM의 비효율성 때문이 아니었다. 파산 직전에 몰린 오펠에 물량을 몰아 줘서 이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사정이 더 컸던 탓이다.

오히려 문제는 한국GM의 생산성이 아니라 GM의 경영방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GM의 매출은 2007년 12조5136억원에서 2011년 16조5708억원으로 32.4% 불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3.8%에서 0.8%로 곤두박질쳤다.

한국GM이 최근 수년간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한국GM의 생산성이 아니라 GM이 부품 수입이나 완성차 판매과정에서 이전가격을 통해 모회사에 이익을 몰아준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세청이 한국GM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이 르노삼성의 이전가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 세금을 추징했듯이 한국GM과 GM 본사와의 거래내역을 유심히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나오면 한국GM이 과연 생산성이 낮은 것인지 혹은 GM이 한국GM을 보는 프레임이 그랬던 것인지 가려질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공유